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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이십일일째 _ 2009년 12월 9일 수요일
이십대 땐, 늘 여행을 떠나고 싶어했던 것 같다.
엉덩이가 들썩들썩, 돈만 있으면, 시간만 있으면 어디든 떠나고 싶어 안달이었다.
서른살을 조금 더 지나고 나니 그 '떠나고싶음'이 실은, 일상과 현실에서
도망가고 싶은 마음이란 걸 알겠더라.
돌아오면 다시 그 자리인 나,를 여러 번 발견하고나서야 얻은 깨달음.
최근엔, 이십대 때와 반대로, 집을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
내 마음을 발견하곤 했는데, 그러니까 이번 토론토행은 사실, 일종의 도전인 거다.
일상에서 도망치지 말고 거기 뿌리 박고 살아보자는 마음이 치우쳐,
한 곳에 내 마음의 집을 짓고 거기다 식물도 키우고 내 물건도 정리해두고
나한테 딱 최적화된 공간으로 구석구석을 만들어갔던 것 같다.
그랬으니, 여기 와서 내내 힘이 들었던 것 같다.
내 이불도 베개도 의자도 없이 자고 쉬고 공부하고 노는 일이 불편했다.
아침마다 내 옷들이 걸려있을 옷장이 눈에 뵈고, 햇살 좋은 날엔
집에 두고온 내 화분들이 마음에 걸린다.
거기 내 집에 마음을 두고 와서 여행이 여행답지 못하고 찌질거리는 거다.
집으로부터 도망치는 것도, 집에 붙박히는 것도 아닌,
그런 마음 상태는 무엇일까, 골똘히 생각해보면서도 내 마음은 집 어디쯤,
무언가를 뒤지고 있다.
가을낮, 마르기를 기다리는 수영복들과 걸레, 반투명창으로 드는 옅은 햇살에 고개내민 화초
햇살 좋은 교정에 보기좋은 무늬처럼 떨어져 해바라기하는 단풍잎들
오늘은,
아침기도, 영어공부 했음!
운동은 체조 조금 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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