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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생활 이십육일째 _ 2009년 12월 14일 월요일


토론토 물가 비싸다는 얘기는 오기 전에도 많이 들었지만, 와서 생활하면서 늘 놀라는 부분. 특히 음식, 식료품 값과 교통비, 집세가 비싸다(써놓고 보니 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이 다 비싸네!).옷이나 악세서리는 서울이랑 비슷한 것 같고, 공연비, 생활체육비 같은 것은 약간 싼 것도 같다. 그리고 교육비나 의료비는 직접 안내봐서 잘 모르겠다. 들은 바로는 시민들에게는 거의 무료로 제공된다고 한다.

집세는, 아파트 렌트가 아니라 방 하나만 렌트한 데다 다운타운에서 좀 떨어진 곳이라 비교적 싼 값에 해결했고, 교통비는 매달 먼슬리 메트로 패스(100불 정도 되는 가격인데, 이것만 있으면 한 달동안 무제한으로 지하철, 버스, 전차 이용이 가능하다)를 사서 쓰니 고정지출인 셈이다. 그러니 이곳에서의 생활비를 좌지우지하는 건 아무래도 식비인데,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이게 참 만만치 않다.

여기에서의 생활이라는 게, 오전에 등교해서 저녁 즈음에 집으로 돌아가는 것이니, 아침은 집에서 해먹고 나오더라도, 점심은 밖에서 해결할 수밖에 없고, 가끔은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도 한다. 서울에서도 아침만 집에서 먹고 나머지 끼니는 밖에서 먹는 경우가 많았지만, 학교 식당에 가면 2500~3500원 선에서 한끼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긴 학교 안에서도 싼 가격의 식사를 찾을 수 없다. 햄버거나 샌드위치, 피자 한 조각 혹은 샐러드 같은 메뉴로 정심을 먹어도 한 끼당 평균 5~6불은 들고, 저녁은 이보다 약간 더 비싸서 6~10불 사이다. 맥주 마시러 학교 옆 술집에라도 들러 안주 하나에 맥주 한 두병씩 둘이서 마시면 40불은 가뿐히 넘는다.

간식도 쿠키 하나 2불, 커피 한 잔 2불(서울에서 마셨던, 200원 하던 자판기 커피 같은 건 여기 없다...), 스낵 한 봉지에 1불 70센트, 쵸코바 하나에 1불 30센트... 이런 식이다. 아무 생각없이 먹고 마시고 하다보면 한 사람이 하루에 20불은 너끈히 쓰게 되는 듯. 식비만 한 달에 600여불 가량 쓰고 거기다, 교통비와 집세까지 고려해보면, 나를 포함하여 넉넉치 않은 돈으로 여기 와서 공부하는 유학생이나 어학연수생들에겐 적지 않은 부담이다.

그런데, 3주 남짓, 여기서의 식비에 놀라고 휘청대면서, 뭐 하나 사먹는 것에도 스트레스 받으며 살다보니, 이렇게 계속 지내다간 돈은 돈대로 쓰고 마음도 안편하겠다 싶어서, 나름 식비 지출 계획을 세워봤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은 도시락 싸서 다니기. 그래서 오늘은 처음으로 지난 주말 시장에 가서 사온 빵, 햄, 치즈, 야채, 소스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이렇게 싸가지고 학교 매점에서 커피 사서 같이 먹었다. 디저트로 사과 한알씩 먹으니 점심 식사로 충분하다. 저녁은 공부 마치고 학교를 나오니 지치기도 하고 배도 고팠지만 집에 가서 해먹었다. 어설픈 반찬에 캘리포니아 쌀로 지은 밥이지만, 소박하게 먹으니 그 나름으로 맛이 있더라. 주중에 이렇게 알뜰하게 아낀 돈으로 주말엔 시장가서 맛있고 신선한 식재료를 많이 사두는 것. 이게 식비 비싼 토론토에서의 나름 식생활 전략이다.





오늘은,
아침기도, 영어공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