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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이십구일째 _ 2009년 12월 17일 목요일


오늘은 일본군 성노예 생존자 중의 한 분이시자, 1991년에 자신의 이야기를 대중들에게 공개했던 김학순 할머니 추모행사가 남한에서 열렸습니다. 김학순 할머니는 용기있게 앞으로 나아갔고 TV에 나와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아시아 전역의 전(前) "위안부" 여성들을 위한 국제적인 지지 운동 재단이 만들어졌습니다. 매주 수요일에는 전 "위안부" 여성들과 그들을 지지하는 조직들이 서울의 일본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 정부로부터의 공식적인 사과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는 슬프게도, 생존하고 있는 한국인 "위안부"  여성 중 한 사람인 김옥선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생존자들은 나이가 많아서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사과를 오래 기다리기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전 "위안부" 여성들에 대한 보다 많은 정보를 원하시면 이 사이트를 참조하세요. www.houseofsharing.org  

또한 전시 희생자들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서는 아래의 일본 정부 웹사이트에 들어가 메세지를 남길 수 있습니다. 
https://www.kantei.go.jp/foreign/forms/comment_ssl.html   

과거 그리고 지금...

약 이십만명의 여성들이 1932년에서 1945년 사이에 일본에 의해서 군 성노예로 인신매매 당했습니다. 남한에 있는 생존자들이 (해방이 되었던) 1945년에서 처음으로 지지 운동이 시작되었던 1990년대까지의 기간동안 어떻게 생존했는지를 들어보면, 그들의 삶이 매우 힘들었고 육체적, 심리적인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으며, 많은 경우 어떤 지지도 받지 못한 채 외국을 떠돌아다녔다는 것을 알게됩니다.

남한에는 오늘날, 성매매 희생자들인 필리핀 여성들이 기만적이게도 가수로 고용된 다음, 미군 부대 근처의 '포주'들이나 클럽 주인들로부터 성매매를 강요당한 후,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하지만, 비슷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한국에 온 이유는 고향에 있는 아이들과 가족들을 먹여살릴 돈을 벌기 위해서입니다. "자매들의 장소"인 <두레방>은 이 여성들에게 법적인 지원과 다른 직업을 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직업 훈련 그리고 치유를 위한 안전하고 지지적인 공간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오늘, 김학순 할머니, 김옥선 할머니 그리고 이름이 알려졌거나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일본군 성노예 희생자 및 생존자들의 명예를 위해서 적고 많음에 상관없이 기부를 부탁드립니다. 이 기부는 또한 현재 남한에서 비슷한 트라우마를 가지고 살아가는 필리핀 여성들을 돕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 캠페인에서 여러분이 기부한 돈은 두레방으로 직접 전달되며, 그곳에서는 그 기부금으로 쉽터를 지원하고 인신매매에 대한 법적인 대응을 할 것입니다. 지금 그들이 필요로 하는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이제는 우리가 인신매매와 성 착취를 끝내야 하는 때입니다!

외국에서 기부하시려면 옆의 웹사이트를 방문하세요www.lilayoga.com/donate/
한국내에서는 국민은행(ANGELA LYTLE) 368102-01-146063 로 직접 이체해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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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를 만난 건 토론토로 오기 한 달 전쯤, 강남역 근처의 커피숍에서였다.
여기 센터의 전 간사였던 그는, 내년 1월까지 한국에서 자원활동을 할 계획이라면서,
서울에서 꼭 한 번 보자고 했었다.
떠듬거리는 영어로 전화를 해서 약속을 잡고 그를 만나러 가는 길,
처음 만난 외국 여자랑 대체 무슨 얘기를, 그것도 영어로 어떻게 할까 싶어 머릿속이
완전 복잡했었다.
그런데 막상 그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를 만큼 흥미로웠다.
토론토 태생인 안젤라는 동경과 서울에서 각 3년씩 살아본 적이 있었고,
한국의 나눔의 집에서 교육 자료 만드는 일을 하고 있으며, 인도에서 요가를 배워와서
정식 요가 강사 경력도 있는, 글로벌한 인텔리 활동가 여성이었다.
토론토 태생의 파란눈 갈색머리 안젤라가 이명박 정권의 사대강 정비 사업에 대해 비판하며
침을 튀길 때, 나눔의 집 할머니들과 소통하는 법을 이야기하면서 눈물을 글썽할 때,
토론토에 있는 한국 절을 소개해주며 명상과 요가의 정신 세계에 대해서 역설할 때,
내 머릿 속과 가슴 속은 뭐랄까, 혼란과 반가움, 어색함, 즐거움, 흥분됨, 부러움...
암튼, 드글드글 했었다.

그 한 번의 만남 이후 몇 번 이메일을 주고 받은 게 전부인데,
왠일인지 나는 그가 좀 친하게 느껴진다. 그러니 이렇게 그의 메일도 회람하고 있네.

위안부 할머니들의 경험과 삶을 남한의 미군 부대 클럽의 필리핀 여성들과
연결시켜 생각해 본적이 없는데,
그러고보니, 나눔의 집과 두레방이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 거였구나.

우연히도, 오늘은 '성매매 여성들에 대한 폭력 근절의 날(International Day to end Violence Against Sex Workers, http://radgeek.com/gt/2008/12/17/december_17th/)이라고 한다.
한국 통장에 돈이 얼마 안남아있긴 하지만,
안젤라 덕분에 의미있는 나눔의 기회를 갖는구나, 싶어 고맙고,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