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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토론토'라는 도시2

새빨간꿈 2009. 12. 19. 05:31

 

토론토 생활 삼십일째 _ 2009년 12월 18일 금요일


_ 약간의 낭만

토론토 지하철의 두 개 노선이 만나는 영 앤 블로어(Yonge & Bloor) 역은 서울의 신도림역이나 종로 삼가역처럼, 언제나 사람들로 붐빈다. 그런데 그 역에 가면 항상 음악하는 분들이 있다. 이름하여 거리의 악사. 어떤 날은 기타를 구성지게 치는 남미 아저씨가 있고, 어떤 날엔 자기 몸보다 큰 첼로를 들고 나와 연주하는 빼빼마른 동양인 남자가 있다. 또 어떤 날엔 해금같이 생긴 중국 악기와 첼로가 협주를 할 때도 있고, 젊은 로커가 생소한 노래를 연주하는 날도 있다. 그들의 악기통은 몇 개의 동전이 담겨있고, 그들 앞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걸음걸이는 아무래도 그들이 연주하는 음률을 닮아있다. 어떤 날은 신이 나고, 어떤 날은 느리고, 어떤 날은 상념에 가득차기도 하고. 물론 지하철이 도착하면 연주가 끝나기 전에 자리를 뜨지만, 사람들의 귀와 몸이 음악을 향해 열려있다는 게, 토론토 초보 생활인인 내게도 보이는 것 같다.

이런 게 '도시의 표정' 같은 거 아닐까, 싶다. 영국인들로부터 온 것 같은 약간의 음울함과 매서운 추위와 삭막한 건물들과 긴 겨울의 도시 토론토에서 찾아보기 힘든, 낭만의 표정이 묻어있는 지하철 음악 공연.



_ 쇼핑 천국

캐나다 제일의 도시 답게 토론토엔 쇼핑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대표적으로는 대형 백화점 세개가 하나의 실내 공간으로 연결된 이튼 센터(Toronto Eaton Center)가 있고, 서울로 치면 이마트같은 대형 쇼핑몰의 종류도 많고 수도 많아서 동네마다 있을 정도이다. 그리고 워낙 추워서 그런지 대부분 지하철이랑 연결이 돼있어서, 퇴근길에 지하철을 잠시 내려 쇼핑을 한 뒤 다시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들도 종종 봤다. 게다가 요즘은 크리스마스를 전후한 세일 시즌이라 쇼핑몰마다 사람이 그득그득 하다. 의류, 신발, 악세서리, 전자제품... 등등 거의 세일을 다하고 있어서, 여기 사람들은 이제껐 벼렀던 것들을 사는 것마냥 마구마구 쇼핑 중인 것 같다.

오늘은 이튼 센터 안에 있는 대형 서점 인디고(Indigo)에 갔는데, 우선은 규모에 놀라고, 책과 음반도 세일을 많이 해서 놀랐다. 특히 사진첩이나 화보를 싸게 팔아서, 비틀즈와 마릴린 먼로 사진책에 혹 했다..ㅋ 언제나 그렇듯이 젠더 스터디 섹션에 가서 한참 구경하고 흑인 페미니스트 레즈비언 시인 Audre Lorde의 에세이집 Sister Ousider 를 샀다.
(Audre Lorde에 관한 정보: http://enc.daum.net/dic100/contents.do?query1=20XX210542)
집에 오면서 신문 광고를 보니, 내일은 토요일 특별가로 세권을 사면 50% 할인을 해준다고 해서 다시 가볼까 생각 중이다.^^



오늘은,
아침기도, 영어공부,
운동은 잠 들기 전에 스트레칭 할 예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