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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맛.맛.맛.

새빨간꿈 2009. 12. 21. 10:46


토론토 생활 삽십이일째 _ 2009년 12월 20일 일요일


오늘은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일요일 아침 아홉시 반에 있는 선련사 법회에 가려고 서둘러 나갔는데, 조금 늦었다.
파란눈 '고수 법사님' 지도 하에 명상하고 법문 들으니 한 시간이 후딱 갔다.
지난 주에 삼우 스님께서 일요일 아침 법회에 오면, 된장찌개와 김치 점심 공양이 있다길래
큰 기대를 품고 온 거였는데, 오늘은 삼우 스님이 안계셔서인지 따뜻한 차만 나눠마셨다.
그래도 절에 보시 들어온 빵이 많다면서 좀 가져가라길래 큰 식빵 두 개 얻어왔다.
그걸로 다음 주 점심 도시락은 해결되겠다 생각하니 어찌나 기쁜지. 역시 절에 오면
그 공덕으로 뭐든 얻는 게 있구나,라는 수준 낮은 종교 의식을 조금 발동시켜 본다.ㅋ

절에서 나오니 날씨는 추운데 하늘이 무지 맑았다. 배가 조금 고팠지만, 마음은 하늘처럼 쨍.
다음주에 먹을 식료품들을 구입하러 절 근처 켄싱턴 마켓(Kensington Market)으로 갔다.
토론토 와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 시장이 세인트 로렌스 마켓보다 가격이 싸고
다양한 상품들이 많다고들 했다.
가서 보니 역시 싸고 다양한 물건들이 많아서 시장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고급스럽지 않은 작은 가게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거리가 한 블럭 반쯤 될까.
빵을 직접 구워 파는 가게, 브런치를 파는 작은 까페, 치즈와 올리브만 파는 가게,
빈티지 옷 파는 가게, 인도 풍 악세서리 파는 가게, 선글래스와 모자를 싸게 파는 가게...

브런치를 파는 널찍한 까페에 가서 텍스 포함 5불 정도 하는 미국식 브런치를 먹고,
빈티지 옷가게 가서 헌옷 구경도 실컷 하고, 채소 가게에서는 야채와 과일을 좀 샀다. 
그리고 작은 빵가게에서 '크랜베리 크림치즈 브라우니'라는 긴 이름의 케잌 한 조각을
사먹었는데, 그 맛이 일품이었다.
얼마나 맛있냐 하면, 얼른 먹어치우기 아까워서 한 입 먹고 가방 안에 다시 넣어둘 정도!^^
토론토 와서 한 달이 지난 오늘, 드디어 발견한 맛다운 맛! 이었다.
그 케잌 한 조각에 완전 매료돼서는, 이제 매주 일요일 아침엔 꼭 선련사 법회 와야겠다
다짐했다. 절에서 마음도 맑히고 켄싱턴 마켓 가서 입도, 기분도 즐겁게 하고!ㅋ




오늘은 아침기도도 안하고 돌아다녔네.
기도하고 자야겠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