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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끈, 같은 것

새빨간꿈 2009. 12. 30. 14:35


토론토 생활 사십일일째 _ 2009년 12월 29일 화요일


오늘은, 토론토의 추위를 실감케 하는 날씨!
낮 최고기온이 영하 8도, 최저기온은 영하 16도.
그나마 바람이 안불어서 걸어다니는 게 고통스럽진 않았지만,
거리에서 잠시 마스크 없이 숨을 쉬니깐 목이랑 코가 막 아프다.
그리고 지금은, 북향인 방에 앉아있으니 엉덩이가 시렵다...ㅎㄷㄷ

여전히 도서관엔 사람이 없다. 텅 빈 도서관에 앉아 오늘도 책 읽었다.
크리스마스-연말-연초, 해서 짧은 방학이라 학교가 썰렁하다.
나는 2009년 마지막 날과 2010년 첫날을 제외하곤 매일 학교 갈 예정이다.
전에도 말했지만, 남들 놀 때 공부하는 맛이 쏠쏠하다.ㅋ

우연히, 비슷한 사이트 두 개를 발견했다.
http://userstorybook.net/
http://www.goodreads.com/
앞의 것은 한국말로 쓸 수 있지만, 뒤의 것에 비해 진화가 덜됐다.
그래도 유저스토리북엔 가입했다. 책도 세 권 올려뒀다.

집에 들어와 트위터 들어가니 한국 소식들이 좌라락 올라온다.
용산 사건에 대해 총리 사과가 있을 거라 하고,
(그래서 유가족은 이제사 장례를 치룰 거라 하고)
개악된 노조 관련 법은 국회 환노위를 통과했다고 하고,
연말 시상식들이 시작되고, 사람들은 송년행사들로 바쁘다.

여기서라도 이렇게 한국 소식을 알 수 있는 것이,
비록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긴 하지만, 그래도 좋다, 다행이다.
아마 내가 여기서 매일 블로그 일기를 쓰고 트윗을 하고
유저스토리북에 가입하는 것,
온라인에서의 정체성과 글쓰기를 고민하는 것은,
사회적 관계가 거의 제로로 떨어진 이 곳에서
뭔가 균형감을 갖기 위해서인 것 같다.
쉽게 말하면, 한국에서의 관계의 끈을 놓고 싶지 않고,
새로운 끈으로나마 연결돼있고 싶다는 것.

그러면서, 나랑 비슷한 생각을 하고 비슷한 정서를 가진
새 친구들도 만나고 싶고, 온라인의 바다에서 좀 더 익숙하게
헤엄치고 탐험하는 나를 단련시키고 싶기도 하다.

...
내일은 좀 덜 추울까.
만주 벌판이랑 위도가 비슷하다는 여기.
그 겨울의 한가운데 있다는 게 실감나는 밤.


오늘은, 아침기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