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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사십이일째 _ 2009년 12월 30일 수요일
살다보면 어제와 다름없던 오늘의 풍경 속에서 문득,돌이켜보면, 아주 꼬마였을 때도, 누구나 그랬겠지만, 어른들에게 야단맞는 게 너무 싫었다.
모든 것이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자기의 긍정적 실체와 조우하는 경험이 주는
벼락같은 인식의 전환과 힘은 비할 바가 없습니다.
자신의 불완전성을 명료하게 의식하면서도
자기 존재의 긍정성을 홀대하지 않고 토닥일 수 있다면
그 또한 능력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이렇게 지나온 시간을 갈무리하는 시점에서는
‘내가 두 개라면 이럴 때 하나의 내가 다른 하나의 어깨를
툭툭 쳐주었을 것 같다’는 소설의 한 구절이
꽂히듯 마음에 와 닿습니다- 정혜신의 그림 에세이, '오늘 알았다' 중에서
다 자라고 나서도, 함께 일하는 사람이건, 나이 차 많이 나는 선배건, 지도교수건, 연세 지긋한 노인이건,
나에 대해서 부정적인 코멘트를 하는 게 참을 수 없이 싫었다.
그러니 뭘 해도 빈틈없이, 완벽하게 하려고 애써왔던 것 같다. 이렇게,
'빈틈없는 나'를 나로 삼고 살아가니 피곤하고 긴장되었던 날들이 많았다.
오늘은, 어쩌다가, 내가 나에 대한 기대치가 무지 높다는 걸, 발견했는데,
그런 내가 또 싫어서 종일 화가 났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 넘어져 있는 장면 자체가 싫어서 더 크게 엉엉 우는 아이처럼.
'자신의 불완전성을 명료하게 의식하면서도 자기 존재의 긍정성을 홀대하지 않는 것'
이게 지금 내가 딱 부딪힌 과제인 것 같다.
이런 상태가 된다면, 그 땐 나의 불완전성이 더이상 결핍으로 인식되지 않겠지.
오늘도 아침기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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