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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새해 첫날

새빨간꿈 2010. 1. 3. 02:17


토론토 생활 사십사일째 _ 2010년 1월 1일 금요일


2010 바람


지난 가을, 미리 사뒀던, 짐가방 깊은 곳에 실려서 나와 함께 여기까지 온
이천십년 수첩.
오늘 처음 꺼냈다. 새해첫날과 어울리는 짙푸른색 표지.

지난 한해 동안, 해야할 일과 하고싶은 일, 하지 못했거나 하지 않았던 일들이 가득 담긴
 낡은 헌 수첩은, 오늘 새수첩에 옮겨적어야할 몇 가지를 마지막으로 안녕.

새수첩에 내 이름을 쓰고 그 빳빳한 페이지들을 넘기는 기분으로
이천십년 한 해의 하루 하루 매 순간을 살아가기를 바란다.

지금, 이렇게 건강하게 살아있어서 좋고,
먹을 것, 입을 것, 잘 곳이 부족하지 않아서 좋고,
붉은 끈으로 연결된 소중한 인연들이 있어서 좋고,
보내온 어제들과 깨어있는 오늘, 그리고 다가올 내일들이 있어서 좋다.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처럼 자유롭게,
늑대를 타고 달리는 여자들처럼 용기있게,
간밤의 새빨간 꿈처럼 거침없는 상상력으로,
살.아.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