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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사십육일째 _ 2010년 1월 3일 일요일
오늘은 어제보다 더 추운 듯. 종일 밖에 안나가고 청소, 빨래, 문풍지 붙이기, 법문 보기, 한해 계획 세우기 등 제법 '건설적인' 노동들을 하며 보냈다. 창밖은 종일 눈보라 때문에 나뭇가지들이 마구 흔들린다. 내려다보니 거리에 사람이 없다. 지금 이 시간 서울은 새해 첫 월요일을 맞아 폭설로 출근길이 난리라고 하는데, 여기도 내일 아침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내일, 토론토 대학과 온타리오 교육연구소는 새학기 개강이다. 겨울이 워낙 추운 이 곳에선 겨울방학을 오히려 짧게 준다고 한다. 여름에 몰아서 많이 놀러 다니라고.ㅎ 정식 학생도 아니고, 고작 한 과목 청강 하면서, 벌써부터 내일 개강 맞는 마음의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여행자의 마음으로 가볍게, 내일 아침도 시작할 수 있기를.
한해 계획을 세워보느라 내가 일상적으로 해왔던 일들 중에서 나에게 중요한 것들이 무엇인지 써봤더니 리스트가 꽤 길다. 그것들을 항목별로 묶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지 올 한해를 살아갈 내 모습이 조금 그려진다. 이전까지 처럼, 하루 6시간 자기,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하기, 같은 결심 항목들이 아니라 내가 그리는 내 삶의 방향을 써보니 하루하루의 생활의 구체화되는 것 같다.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이 하루, 일주일, 한달, 혹은 일년 뒤의 나를 만들어간다는 것. 올해 한 번 그렇게 살아봐야지, 한다.
오늘도, 아침기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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