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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THINK

보편적 진리

새빨간꿈 2008. 9. 13. 09:47

 

그제 저녁에 본 다큐멘터리에서 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은 개미를 연구하다가 1970년대에 사회생물학을 제창한다. 그와 그의 동조자들은 자신들은 순수하게 곤충 생물학을 인간의 사회적인 삶에 적용했을 뿐, 정치적인 의도가 전혀 없기 때문에, 사회생물학이 나치즘과 같은 극단적 인종 우월주의에 이용될 수 있음을 비판받는 것은 억울하다고 했다. 그리고 윌슨 자신은 사회생물학을 주창한 이후 세간의 비판이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준 것에 짐짓 흐뭇해하는 것도 같았다. 사회생물학이 나치즘 같은 인종 우월주의에 이용되는 것보다 내게 더 끔찍했던 것은 개미의 집단 생활을 수십년 관찰한 결과를 인간 사회에 ‘적용’하려는 그 욕망이다. 특정하고 부분적이고 잠재적(으로 맞다고 판명된) 지식을 다른 대상에 적용하여 그 지식의 적용 가능성을 시험하고, 결과적으로는 그 지식을 보편화하려는 욕망. 진리의 존재에 대한 믿음, 그 진리의 주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과신. 이런 게 갑자기 징글징글 해져서, 개미를 들여다 보며 웃는 그 노학자가 끔찍하게 싫어졌다. (물론, 그 노학자의 성별은 m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