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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빨간/THINK

feminization

새빨간꿈 2010. 2. 10. 06:17


<Women and Higher Education> 수업 시간에 알게 된 사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생각.

: 캐나다에는 이미, 의과대학 학생 중 50% 이상이 여성이다. 그에 반해 의과대학 교수, 대학병원 원장, 각 과 과장 등 교수직과 고위 스텦들은 대부분 백인 남성들이다. 10여년 전만 해도 의과대학 여학생이 수업이나 실습에 들어가면 백인 남성 교수가 "너는 간호사 아니냐, 여긴 의대 학생들 수업이다"라는 식으로 말했다고 하니, 지난 십년 동안 성별 구성이 많이 변했다고 할 수 있겠다. 현재에도 의과대학의 전반적인 문화는 매우 남성중심적이다. 여전히 시체 해부는 남성의 몸으로 하고, 페니스와 바기나, 유방 빼고는 성별 육체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배운다.

재미있는 것은, 최근 의과대학 여학생 비율이 늘어나자, '의사직의 여성화(feminization of medicine)' 현상을 문제 삼는 논의들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자 의사들은 감정적이고 남성에 비해 덜 생산적이라는 것이 그 논의들의 주요 내용이라고 한다. 여자들은 아이와 가정에 대한 책임이 크기 때문에 남자보다 의사로서의 일을 충실히 못한다는 것. 그래서 캐나다 의사직 전반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물론, 이 이야기를 듣는 순간, 최근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교직의 여성화' 담론이 딱 떠올랐다. 계약직의 여성화, 가난의 여성화, 질병의 여성화 현상에 대해서는 사회 전반의 문제로 혹은 그 직업군이나 집단 전체의 문제로 제기되지 않는다. 일부 페미니스트만이 '정의'의 문제로 제기할 뿐이다. 그런데 교직이나 의사직 같은, 고실업 시대 특정 직업군, 그것도 안정적이고 비교적 높은 임금을 보장하는 직업군에서의 여성 비율의 증가는 그 직업군 전체의 문제로 제기된다. 서로 의논한 것도 아닌데 비슷한 문제제기를 하는 걸 보면, 어느 사회든 가부장제가 유지, 재생산되는 공통의 과정들과 논리들이 있음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