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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베고 자던 베개와 내 책들이 꽂힌 책장이 있다는 거.

그리고, 집에서 맥주 마시다가도, 아, 맛있는 안주가 먹고싶다, 하면 십오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다양한 메뉴의 술집들이 밤에도 새벽에도 있다는 거!

저녁 9시부터 지금까지... 캐나다 맥주 한 캔+호가든 작은 거 한 병 반 마신... 나 지금 먹고 싶은 거... 대구 지리, 복 지리... 제법 큰 생선을 미나리 넣고 끓인 맑은 국물. 그거 한 숟가락만 먹을 수 있다면, 내 영혼이라도 그저 줄 수 있을 것 같아...ㅋ

이참에 먹고 싶는 거 몇 가지만 써보자면,

1. 순대국: 그 진하고 걸죽한 국물에 풋고추 쌈장에 찍어 아작.
2. 복지리: 술을 아무리 심하게 먹어도 복지리 한 그릇만 먹으면 재생 가능.
3. 마켓오 순수감자 프로마즈: 한국과자 거의 다 파는데 이건 없다... 토론토 오기전 심하게 버닝했던 작품이었는데...흑
4. 짜장면: (당연하게도) 토론토에 있는 중국 식당에 가면 없다. 가끔 짜장면과 함께 양파 춘장에 찍어먹는 꿈 꾼다.
5. 콩나물 해장국: 아, 어찌 잊으리, 그 시원하고도 담백한 국물 맛. 특히, 관악구청에서 서울대 쪽으로 조금 더 올라가면 있는 <산야로> 콩나물 해장국!
6. 닭발, 닭똥집: 서울에선 자주 안먹었는데 대구에선 종종 먹곤 했던. 쫄깃한 닭발 졸임과 닭똥집. 서울가면 당장 찾아서, 만들어서 먹을 것.

서울에선 잘 듣지도 않던 한국 가요가 문득문득 생각나기도 한다. 그런 날엔 아침에 떠오른 그 노래를 종일 부르기도 한다. 어젠 가사도 잘 모르는 김동률의 <취중진담>을 하루 내내 부르기도. 음식이든, 노래든, 오래된 습관이니까, 그걸 접하지 않아도 생각이 나고, 나는 그걸 그리움이라 여기는 거겠지. 아마, 서울에 딱 돌아가면, 여기선 이렇게 먹고싶었던 거 생각도 잘 안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