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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아침

새빨간꿈 2010. 2. 18. 22:04

매일 일기를 쓰다보니 블로그에 일기 외에 다른 글을 잘 안올리게 된다.
일기는 보통 저녁 때 쓰거나 제목만 써놓고 미뤄뒀다가 나중에 쓰곤 하는데
그래서인지 그 때 느낀 그 감정과 생각보다는 좀 정리된 편인 것 같다.

여기 와서 저녁을 조금 많이 먹게 된다, 특히 외식을 하면.
음식 양이 좀 많이 나오는 편인데 보통 저녁 땐 시장한 경우가 많고
비싸니깐 아깝다하는 생각에 거의 다 먹기도 한다.
어제도 조금 많이 먹었나, 밤에 조금 뒤척였다, 그러면서 꿈도 여러편 꾸고.

가끔 그런 밤이 있다, 얼른 아침이 됐으면 좋겠는데, 아직이네, 하는.
(반대로 그런 낮도 있지. 얼른 밤이 돼서 쉬었으면 좋겠다, 싶은)
간밤도 그런 밤이었는데, 뒤척이다 눈을 뜨니 아직 일곱시 전인데 환해온다.
해가 길어졌구나, 아직 추워도 지구는 조금씩 움직이고 있고, 계절은 변한다.

오늘은 일곱번째 수업이 있는 날이다.
십이주 수업에서 딱 반이 지나고, 나머지 반을 시작하는 날.
공교롭게도 여기서 지내는 기간도 거의 반이 지나고 또 반이 남았다.

나는 여전히 우리 교실에서 '조용한 학생' 중 한 명이다.
당연하게도 아직도 잘 못알아듣고, 말도 잘 못한다.
그리고 가끔은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 가끔은 즐겁다.
대부분의 사간은 말을 이해하고 노트하고 내 생각을 굴리고...그러느라 바쁘다.

커리큘럼의 반을 이미 읽었고, 노트도 빽빽하다.
일곱시가 안됐는데도 어느새 환해진 아침에,
수업 교재와 노트, 프린트물 같은 걸 정리하면서, 한 것과 해야할 것들,
공부 계획 같은 걸 어렴풋이 그려본다. 아침이 이래서 좋다,
에너지가 빠방하게 충전돼있는 상태.

어젠 눈이 많이 왔는데 오늘도 흐리다.
이젠 흐려도 왠만해선 우울해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