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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삼십일째 _ 2010년 3월 28일
이천삼년이었던 것 같다, 매일 저녁 맥주 생각이 났던 시절.
그 때 내 가방엔 파란색 CDP+3호선 버터플라이 CD가 들어있곤 했다.
사당이었나, 방배동이었나, 2차 였나, 3차 였나, 자정이 다돼가는 시간,
취중에 들어간 그 맥주집에서,
무턱대고 가방에서 씨디를 꺼내 '꿈꾸는 나비'를 틀어달라고 했다.
그 때 그 아저씨 표정, 무덤덤하니, 내 씨디를 받아들던.
그리고 넓은 홀 가득 이 노래.
'너는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되었나?'에 대답하는 짧은 글을 쓰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자꾸만 눈길이 이십대의 그 날들로 가 있곤 한다, 하루내내.
내 논문의 인터뷰이들에게, 당신 삶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할 땐 몰랐는데,
아팠던 시간들, 그 아픔이 무엇인지도 잘 모르고 앓았던 낟들을 돌아보는 건,
조금 고통스러운 일이구나. 그렇구나.
무지 막막하고 어떻게 할 수 없이 질척이던 그 우울에서 지금은,
많이 벗어나있(는지 모르겠)지만, 여전히 이 노래가 좋다.
"날아 올라, 깊은 밤, 멀리, 날-아-"
나비의 날개는 얇지만, 누구보다 가볍게 날 수 있다, 그만큼 가볍게 다시 꿈꿀 수 있지.
나도, 너도, 그 여자(들)도, 이렇게 날아 올라, 가벼워지길,
마음으로 빌어보는,
오늘은 아침기도, 영어작문, 영어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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