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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The small is powerful."

새빨간꿈 2010. 4. 7. 12:26

토론토 생활 백삼십팔일째 _ 2010년 4월 6일 화요일

April 6th, 2010, 1900-2100 @ OCAD(Ontario Center for Art and Design)
Vandana Shiva 강연 <Soil not Oil>


<에코 페미니즘>을 재미있게 봤던 기억은 나는데... 사실 내용은 잘...ㅋ 그런데 강연 가서 들으니 인도 영어라 그런지 강연 내용도 잘...ㅋㅋ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단어 중심으로 들리면서... 암튼 재미있더군.

_ 유전자 조작 식품은 단기적으로 보면 생산력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지만, 길게 보면 흙(soil)의 생산력을 따라올 수가 없다. 더구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높인 생산력의 결과는 가난하고 배고픈 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기업과 자본으로 귀결될 뿐이다. 유전자 조작 산업의 잘못 중 가장 큰 것은 흙과 땅을 비어있는 컨테이너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흙은 그 자체가 에너지원이자 생태계이다. 흙이 품은 생명의 다양성이 우리 생명의 근원이다.
_ 지적 재산권을 포함하여 무언가를 사유화하는 기획은 빈곤을 만들어내는 기획이다. 우리 모두는 햇볕과 공기 흙과 생각을 공유하며 살아간다. 사유화는 곧 '도둑'을 낳고, '빈곤'을 낳는다.
_ 지구 디자인(earth design)의 특성은 협력, 효율성, 다양성, 상호연관성이다. 어떤 산업화 시스템보다 조화롭고 생산성이 높으며 다양한 존재의 조화 가운데 서로 연결되어 성장하는 것이 있는 그대로의 자연, 지구 디자인이다. 따라서 지구상의 어떤 종도 여기에 있는 어떤 것을 독점할 수 없다.
 _ 일상적으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무엇을 어떻게 먹을 것인가와 관련된 행동들은 가장 혁명적인 변화의 출발점이다. 유기농 생산자, 지역농, 소농과 연대하고 그들을 지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라. 좋은 음식을 천천히 익혀서 먹어라.
_ 간디의 물레처럼, 작은 것이 강하다. 식물은 햇볕을 받고 흙으로부터 양분을 빨아들여 작은 씨를 만든다. 그 씨가 또 식물로 자라 양분을 응축한 식품이 된다. 작은 씨가 가장 강하다.

오늘 강연엔, 유난히 백인들이 많이 왔더라. 반다나 시바가 백인 북미 문명에 대해 조롱하는데, 그들도 같이 막 웃는다. 아직은 이 백인들이 어떤 생각으로 환경 문제에 주목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구 어머니(earth mother)나 지구 디자인(earth design), 작은 것이 강하다(the small is powerful)과 같은 말들을 다른 사람이 했다면, 저거 본질주의 아냐, 하고 의심의 눈초리로 봤을 테지만, 그 자신이 반지구화 운동의 가운데 있고 조합과 농장에서 일하고 있는 사람이라 하니, 이 말들에 신뢰감이 실린다. 관념적 고민의 결론이 아닌, 몸과 경험으로부터 나온 땅과 지구, 생명에 대한 존경과 경배는,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인도 출신으로 캐나다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학계에 머물지 않은 것, 이 사실만으로도,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 꽤 심각한 고민을 하고 있는 나로서는 왠지 호감을 팍팍 느낀다.

강연 듣고 집에 오는 길, Dundas LCBO에 가서 맥주 네 캔을 사서 귀가.
그거 먹으며 인터넷 하고 노니깐 좋다! ㅋ



오늘은 아침기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