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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육십팔일째 _ 2010년 5월 6일 목요일


오늘은 구름이 낮게 드리워진 날씨. 십여분 간격으로 맑았다 흐렸다를 반복하고, 종일 바람이 셌다. 비가 올 것 같아서 우산을 챙겨 나갔는데 그거 대신 머플러를 하나 넣어다닐껄, 싶었던 날. 전차가 다니는 길엔 전선들이 그물처럼 엮어져있다. 구름이 많은 날엔 저 그물이 구름 덩이들을 받치고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사진을 들여다보니, 어느새 무성해진 녹색 잎사귀들이 새삼스럽다. 봄의 한가운데,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지나버린걸까.


점심은 Kensington Market 근처의 이름난 베트남 국수집 Pho Heung에 가서 먹었다. 몇 번 지나치다 보니 늘 사람들이 북적였는데, 몇 사람이 꽤 유명한 집이라 해서 한 번 가보자, 했던 곳이다. 과연, 이름값 하는 맛이다. 게다가 싸다. 진작에 여길 왜 안왔을까 후회될 정도는 아니었지만, 바람 불고 구름 낮은 오늘 같은 날씨엔 딱, 이었던 메뉴. 점심 먹고는 Kensington Market을 가로질러 걸어 My Market Bakery 가서 간만에 브라우니를 사 먹었다. 주말도 아닌데 한낮에 시장 곳곳에 사람이 많다. 이 사람들 다 실업자야 히피야 아니면 관광객이야? 암튼 햇볕 나는 곳이면 어디든 털석 앉아 커피나 맥주 마시며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 모습은, 어떻든 이 도시의 어떤 여유의 한 장면이다. 이제 돌아갈 날이 다가오니... 서울에서의 일상... 빈틈없이 바빴던 시간들이 떠오르곤 한다. 그래서 좀 아쉽다.


오늘은 아침기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