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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토 생활 백칠십삼일째 _ 2010년 5월 10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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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때 안젤라를 만났는데 '이거 너 줄께' 하면서 이 티셔츠를 내민다.
지난 겨울(?) 여연에서 했던 콘서트 기념 티셔츠란다.
안젤라 친구 중에 덩치가 무지 큰 미국 남자애가 있는데, 저걸 입고 서울 지하철을 탔더니,
다들 쳐다보고 웃고... 그랬단다. 한글 모르는 나라에서는 입고다닐만 하겠지만,
저걸 서울에서 입고 돌아다닐 수 있을까 몰라.ㅋ

스스로 페미니스트,라 칭하는 안젤라는 요가 선생에 여성 인권 전문가,
한국 '위안부' 문제 관련 토론토 내 전문가(?)인데다가 채식주의자, 성인 교육 전공 석사다.
이번에 OISE 학생회 회장이 된 제프가 언젠가 표현했던 대로 엄청난 사회 자본을 가진 사람이다, 안젤라.
그녀와 베지테리언 '고급' 식당 (양이 너무 많아서 어린이 메뉴를 시켰는데도 점심 한끼에 10불이 훌쩍 넘는!)
에서 점심을 먹는데, 이야기 주제가 종횡무진 재미난다.
가만 생각해보니, 작년 시월 그녀를 강남에서 만났을 때도 그랬던 듯.
한국 사회의 인종주의, 히잡을 쓴 여성들에 대한 캐나다 정부의 차별 문제, 한국의 영어 교육,
코리언 캐내디언 사회의 보수성... 영어에 익숙치 않은 내가 주로 듣고,
할말도 많고 영어도 잘하는 안젤라는 주로 말하는 한 시간여의 점심 식사가 끝나자 나도 모르게 피로해졌다.
'고마와 안젤라, 니가 친절하게 대해줘서 늘 좋았어' 하고 가볍게 헤어졌다.
위안부 할머니들 만나러 올 겨울에 다시 서울에 오겠다는 그녀,
다음 번에 만날 땐 나도 (영어로 할 수 있는) 이야기 꺼리 더 준비해갈께...흐흐.

서울에서도 '페미니스트'라고 외치는 저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녀봐야겠다,고 한 번 생각해본다.
사진 찍어서 안젤라에게도 보내줘봐야지, 싶기도.


오늘은 아침기도와 영어 회화(1시간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