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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2010, 토론토 일기

hug and say good bye,

새빨간꿈 2010. 5. 19. 11:55

토론토 생활 백팔십일일째 _ 2010년 5월 18일 화요일



오늘 마지막으로 OISE 방문. CWSE 가서 제이미, 사라와 작별인사를 하고, 록산나 선생님도 수업하시는 걸 기다렸다가 만나 작별인사를 마쳤다. 자주 가진 않았지만, 문 앞에 내 이름이 붙어있던 오피스의 열쇠를 제이미에게 돌려주고, 우리 다시 언제 만날까, 하고 눈을 마주치는데 마음이 찡하다. 몇 번이나 고마와, 고마와, 작별의 허그를 하고, 잘가, 행운을 빌어, 하고 진심이 담긴 축복을 해줬다. 록산나 선생님은 '너 언제 다시 와?' 하더니, 마지막까지 '꼭 다시 와!' 하고 웃는다. 이런 식의 작별인사, 마음에 든다. 만나고 헤어진다는 건, 언제나 반복되는 거니까.

OISE에 처음 왔던 날, 록산나 선생님 만나기 전 긴장했던 게 떠올라, 큭, 웃음이 난다. 마음과 몸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던 한동안의 내 모습이 우스우면서도 안쓰러워지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낯설고 불편하기만 하던 공간도 편안해지고, 끝날 것 같지 않던 겨울도 봄이 된다. 간만에 이런 걸 몸소 체험하다니... 재미있고, 다이나믹했던 지난 육개월. 

이제 내일 짐을 꾸리고, 모레면 토론토 생활도 끝난다. 이 일기장도 닫는다, 생각하니 후련한데...ㅋ 여기서의 생활을 곱씹고 다시 보고... 하는 일은 여행을 다니는 시간 동안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서울 돌아가서 다시 그 곳에서의 일상을 시작하고 한 숨 돌릴 즈음, 다시 일기장을 꺼내보면서, 그 때 즈음에야 이 곳 생활을 갈무리해보고 싶어서.


오늘은 아침기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