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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촌스럽고 혼란스런(?) '기념촬영' 08132010 @ 한강 시민공원 반포지구



십삼일의 금요일밤, 간만에 대학 동창들, 그것도 같은 과-같은 학회 친구들이 모였다. 처음엔 장난 반 재미 반으로 시작해 여차저차 모임이 만들어졌는데, 결과적으론 10명이나 모여서 시끌벅적 한여름밤 잘 놀았다. 반포 근처 한강공원 (물을 머금은 잔디밭에) 돗자리 깔고 수박 잘라먹고 맥주 마시고 게임도 하고 옛 연애사도 들춰보고.ㅋ 많이 깔깔대서 그런지 목감기가 더 심해진 것 같지만, 그래도, 좋더라.

모여놓고 보니, '우리'가 얼마나 동질적인 집단인지! 느꼈음. 일상의 세계가 딱 그만큼이었던 그 시절엔 정말 이해하지 못할 차이들도 지금보니 엇비슷한 인간들끼리의 갈등이었구나, 알게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내 눈에 걸리는 차이들을 발견하는 것도 뭐 나름 재미있게 느껴지더라구. 그 옛날엔 늘 진지하고 심각하게 사회와 삶과 역사를 이야기했던 우리들이, 이젠 뭔가 목적의식적인 일 없이 그저 모여 노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가볍게 좋을 수 있구나, 나로선 제법 새로운 발견.

모임의 말미에, 시월에 '엠티'를 가자며, 장소와 시간을 확정했다. 얼마만의 엠티냐며, 콩콩 뛰는 마음 저 밑에, 전혀 다른 일상 속에서 다들 바쁜 우리가 과연 엠티를 성사시킬 수 있을까, 의심되는 마음도 있네. 만약 엠티를 가게 된다면, 그래서 십년도 훨씬 넘은 그 때의 그 강가에 함께 있을 수 있다면, 어쩌면 각자의 삶과 일상의 결을 조금씩 나누어볼 수도 있겠다, 싶다. 선선한 가을 바람 부는 '전설의 엠티'를 고대하고 기대하며...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