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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탐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 아침에 눈을 뜨면 얼른 아침 맛나게 먹어야지! 하고, 
저녁 먹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수퍼 들러 과자를 사오고, 과일이며 견과류, 꿀과 인삼까지... 
집에 있는 먹을 것들을 마구마구 먹어치우고 있다. 덕분에 체중이 일주일 만에 1kg 늘었다. 
속이 좀 꺽꺽, 하고 몸이 좀 무겁긴하지만, 간만의 식탐이라 좀 신기하기도 반갑기도 한 기분, 아직은.

이렇게 혀의 감각에 충실하게 살고 있는 요즘, 내가 헬렐레 좋아하는 음식들 좀 기록해두자, 하며
[음식열전] 시리즈를 시작. (언제까지일진 모르지만) 오늘은 그 첫 순서, 궁극의 누들(the ultimate noodle).
다음 편은 '영혼의 음식(soul food)' 편이 준비돼 있어욤. ^-^






카오산 로드에서 한국돈으로 육백원 쯤에 파는 흔하디 흔한 볶음국수. 
이름이 뭔지도 모르고 이걸 사먹었던 여행 둘째날 아침. 
오앗, 대체 이거 머야? 할 정도로 맛있었음!@.@
그 후로 샌프란시스코 공항의 퓨전 식당, 토론토와 벤쿠버의 아시안 누들 식당, 
그리고 서울의 태국 음식점에서도 팟타이를 시켜먹어봤지만,
육백원 짜리 그 맛은 못느꼈다. 가격은 10배가 훨씬 넘는데도.

어릴 때부터, 좋아했던 면 음식은 면발이 굵은 우동이었다. 
보글보글 국물이 끓고 있는 뜨거운 냄비 우동이나 해산물과 함께 먹는 볶음 우동.
입안 가득 우물우물 그 굵은 면발이 씹히면 뭔가 위로받는 기분이 들곤 했는데.
한 땐 휴게소 우동에 홀릭돼서 혼자 가는 여행길에도 꼭 들러 한 그릇씩 먹기도했고.ㅋ

그렇지만, 사년전 쯤 방콕에서 팟타이를 맛본 후론 나의 페이보릿 누들이 바뀌었다. 
먹을 때마다 반할 것은 같은 그 맛, 쫄깃 고소 달콤한 팟타이!

밀가루를 끊은 이후론 누들이 먹고싶을 때 쌀국수로 만든 걸 먹는다.
내가 좋아하는 팟타이가 라이스 누들이라는 게 너무 다행.
집 근처에 태국 음식을 그럴 듯 하게 하는 '고급' 식당이 있는데, 비싸서 자주는 못간다.
그래도 가끔 내게 뭔가 해주고싶은 날, 여기 가서 팟타이를 시켜 먹는다.
언젠간 종강하는 날 혼자 여기 가서 '팟타이+창 비어'를 양껏 먹고 기분 좋게 귀가했었던.

어제 저녁엔 참 간만에 이 궁극의 누들을 먹었다.
아아, 이거, 진짜 맛있다~~ 하면서.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보다, 맛있게 잘 만드는 집에 가서 사먹는 걸 더 좋아하지만,
왠지 이렇게 맛있는 음식은 어떻게 만드는 건지 좀 적어둬야겠다 싶어, 아침부터 구글링.
생각보다 간단하고나, 언젠가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