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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422, 金

새빨간꿈 2011. 4. 22. 20:26


1. 마음이 요동친다. 잘될 땐 하이하이 올라갔다가 속도가 느려지거나 부족하게 느껴지면 곤두박질. 담대하게, 안되도 괜찮다, 부족해도 좋다, 하는 마음이 잘 안된다.

2. '세계의 자장가'라는 씨디를 찾아듣고 있다. 생각보다 좋다. 생각해보면, 자장가라는 건 얼마나 부드럽고 달콤한 노래인지. 졸리운 아가야 편히 자, 잠의 세계로 갈 때까지 내가 이렇게 옆에 있어줄께, 하는 거잖아. 엄마의 마음,이 담긴 노래. 그래선지 날섰던 마음이 보들보들해진다.

3.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먹었더니 체했다. 아이스크림도 커피도 조금씩 먹고, 갑자기 너무 먹고싶어져서, 햄버거도 먹었다. 모두 최근 육개월 간 먹지 않았던 음식들. 어제밤부터 두통이 심하고, 속이 거북해서, 오늘은 아침을 건너뛰고 점심은 간단히 먹었다. 그나마 한 시간 남짓 태극권을 했더니 좀 가벼워진다. 마음이 안좋으면 술을 마시고 싶어지는 습관, 불안하고 조바심이 나면 자극적인 걸 먹어대는 습관. 마음을 이유로 몸을 학대하는.

4. 봄비는 소리다. 오늘 ㅇㅈ에게서 들은 명문장. 체조실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오전을 보내고, 저녁엔 비에 젖은 길을 좀 걸었다. 봄이 참 예쁘다. 내 마음이 이 봄의 소리를 들을 수 있게, 간간히 걷고 뛸 것.

5. 피곤하다, 종일 애쓰며 마음을 재촉하느라 에너지를 많이 썼나봐. 곤두박질 친 마음을 일으켜 세워 토닥토닥, 저녁이 돼서야 이렇게 달래줄 여유가 생긴다. 내 마음도 이렇게 모른 척 버려두는 내가,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외면해왔을까. 다시 책상 앞에 가서 앉기 전에, 가만히 내 마음 좀 들여다봐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