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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519, 木

새빨간꿈 2011. 5. 19. 15:09



1. 피로가 잘 안풀린다. 한달 정도 달렸고, 그런 만큼 하루쯤, 지혜롭게 쉬었으면 좋았겠지만, 월-고량주, 화-칵테일소주, 수-막걸리,로 삼일 내내 늦게 귀가. 술을 많이 마신 건 아닌데, 저녁+술자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늦게 잠들고 운동도 거의 못한 채 2주 넘게 이렇게 견디고 있는. 오늘도 내내 찌부등. 오전엔 거의 아무 일도 하지 못하겠더라는.

2. 초고를 써서 제출하고, 리듬이 뚝, 끊겼다. 심사 일정을 잡고 원고를 수정하고 제출 전까지 또 수정하고... 이런 과정들에 지레 겁먹기도 했고. 더 깊은 곳에선 박사(혹은 백수)가 된 이후의 삶에 대한 어떤 막연한 불안 같은 게 있었던 듯. 점심 때 이 불안에 관해 이야기를 좀 하고 나니 나아졌다, 물론 말끔해진 건 아니지만. 적어도 실체 없는 어떤 것에 휘둘리지는 않을 것 같은 작은 자신감이 생겼달까. independent researcher 라는 새로운 이름도 하나 얻었고 :-)

3. 점심 때 대학생들이 노래 공연 하는 걸 봤다. 노래와 노래 사이에 작은 촌극을 하는데, 주제는 스무살, 꿈도 없고 미래도 없고, 어떻게 살아야 하나요...? 뭐 이런 거였다. 나지막히, "어떻게 살아도 괜찮아. 니 앞에 얼마나 엄청난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었다. 근데 사실 그 가능성이라는 거, 내 앞에도 열려있구나. '박사'라는 이름에 매이지 않으면, '백수'로서 뭐든 할 수 있는데!

4. 일단 초고만 쓰면 나아지려니,했는데 수정 작업도 만만치 않다. 초고 다시 읽어보니 이건 뭥미?ㅋㅋㅋ 앞으로 일주일, 또 열심히 달려서 심사본을 만들 것. 적어도 초고 때보단 덜 힘들겠지, 라고 자기 최면을 걸어본다.

5. 첫번째 심사일정은 생일날 아침. 미역국은 못먹겠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