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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 대화명을 때로 바꾸고 있다. 봄 씨리즈.
봄밤을 걷는다, 봄숨을 쉰다, 봄섬에 가고 싶다, 봄날은 간다...
꽃 피고 흩날리던 게 엊그제 같은데, 논문과 함께 봄이 다 가버린 것 같다.
오늘 내리는 비는 장마철의 후텁지근한 느낌이다, 봄비 같지가 않아.

지난 겨울, 서성이던 마음으로, 너무 까마득해서 봄은 영영 올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어느새, 이 봄이 다가고 다가올 날들은 어떤 빛깔일까 상상하고 있다.
아픔도 기쁨도 슬픔도 그리움도 봄날도 어느새 흘러간다, 흐르지 않는 것은 없다.

내 인생의 벚꽃은 캠퍼스 한 가운데 있는 작은 연못가에 만개한 꽃들이 막 지기 시작할 때의 바로 그 벚꽃.
그런데 올핸 그걸 제대로 못 즐겼다. 벚나무들이 예전만큼 무성하지도 않았고,
몇 번 들렀을 땐 아직 그 타이밍이 아니더라고. 흩날리지 않더라고.
그래도 아쉬운 마음에 꽃이랑 찍은 사진. 흙 위에 떨어진 꽃송이를 주워들으니 베시시 웃는다, 꽃도, 나도.

내 머리 위로, 가슴 위로, 봄날이 흐른다, 간다.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