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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논문 일기

0521, 土

새빨간꿈 2011. 5. 21. 21:19


1. (남들 다 노는데 나만 공부하는 것 같아 억울한 심정으로) 이를 브득브득 갈며 논문 초고를 쓰던 어느 날, 베토벤 교향곡 7번을 연주한다는 콘서트가 있길래 대뜸 예매. 오늘 다녀왔다, 너무 좋았음 @.@ 난 2악장만 애정하는 편식주의자였는데(그래서 CD에서도 2악장만 골라서 들었음), 전악장을 이어 들으니 2악장이 왜 빛나는 부분인지 더 알게됐다. 베토벤이 그랬단다, "나의 음악을 듣는 사람은 누구나 운명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될 것이다"라고. 이 말이 무슨 말인지도 알겠더라. 그가 교향곡 속에 꼼꼼히 넣어둔 에너지를 나의 오감으로 흡수하는 듯한 기분!

2. 저녁을 굶었다. 점심 때 먹은 잡채밥+아메리카노,가 딱 위에 걸려있는 기분이라서. 그러고보니, 체질식 물 건너간지 오래. 처음에 무너진 건 밀가루였고, 돼지고기를 슬금슬금 먹다가, 요즘엔 커피도 마신다. 논문 쓰는 스트레스와 체력 고갈은 먹는 것으로 풀어야할 문제야!라고 합리화하면서. 내 체질에 안맞는 음식들은 입에는 달지만, 몸에는, 특히 위에는 쥐약인 듯. 맛난다고 쥐약 막 줏어먹고 속이 안좋아 저녁 굶고. 흐흐. 그래도, 끼니를 거르니 기분이 좀 차분해진다. 풀기 어려운 고민 꺼리가 생기면 먹지 않고 해법을 찾았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생각나네. 차분한 토요일 저녁.

3. 트위터와 페이스북 그리고 블로그. 세 가지 모두를 열심히 하기엔 에너지가 없다. 스마트폰이 생기면 트위터를 더 많이 하게 될까. 페이스북은 사람들의 이야기 읽고 likecomment, share 정도 하는 게 내겐 딱 적당한 듯. 블로그는 로긴 해서 글을 올리기까지 품이 많이 들긴 하지만, 조용하고 호흡이 바쁘지 않고 기록의 의미도 있어서, 계속 이 정도 속도로 유지하고 싶다. 근데 어제 오늘 hit 수가 갑자기 많아져서 은근 부담스럽다. 오프라인의 친구들을 포함한 15~20명 정도가 꾸준히 혹은 가끔 와서 보고 가는 것만으로도 좋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