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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성장

새빨간꿈 2008. 11. 26. 17:14

나는 성장소설이나 성장영화를 좋아한다.
[개같은내인생]에서 주인공 남자애는 눈이 다 붓도록 밤새 엉엉 울지만,
아침에 일어나 동네 사람들이 다 모인 광장에서 혼자 씨익- 웃는다.
아마 그 애는 그 웃음을 딛고 성장할 것이다, 자랄 것이다.

예전부터 내 일기는 늘 계몽적인 결말을 가지고 있었다.
"앞으로 ~해야겠다"고 다짐하면서.
오늘이 아니라 내일, 조금 더 성장할 나를 꿈꾸는 건,
어쩌면 필사적인 것일지도 모른다.
지금을 절망하거나 다음 순간을 회의적으로 보면서 살아내는 건,
계몽적인 다짐에 비해 더 힘이 들테니깐.

노희경의 드라마가 좋은 건, 상처가 버얼겋게 드러나면서도,
주인공을 비롯한 드라마 속 사람들이 조금씩 성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제 [그들이 사는 세상]을 보면서는 이제껏 몰랐던 게
딱, 떠올랐다. 성장하려면 지금 내 모습을 잘 봐야한다는 것.
그래야 그저 잘살고 싶기만 한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덜 아프게 덜 고통스럽게 살 수 있는지 조곤조곤 알 수 있으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