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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4일, 바람의 수업일지(2) : 살아있는 학습의 순간

 

조용하던 교실에 토론의 불이 지펴지고,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침묵이 긴장감으로 채워질 때, 저는 이 순간의 교실을 좋아합니다. 같이 텍스트를 읽고 그 내용에 집중하며 서로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학습의 순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저는, 학습이라는 것은 기존의 지식을 내 머릿 속에 집어넣는 ‘죽은 과정’이 아니라, 기존의 지식을 뒤집어보고 거꾸로보고 내 안의 지식과 비교해보고 내 삶에 적용시켜보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들어내는 ‘살아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수업에서 선생님들이 제게 보여준 순간 순간들은 분명히 생동하며 살아있는 흥미진진한 학습의 과정이었답니다.

 

뭔가 권위가 있을 것 같고, 지적인 냄새가 풍기는 텍스트에서의 이야기들이, 실은 한 사람의 교사이자 학생의 입장에서 분명히 비판할 만한 지점들을 품고 있었다는 것이 저는 통쾌했어요. 텍스트들에서 제시하는 교육복지와 교육평등 개념이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개혁해나갈 수 있을 것처럼 보였지만, 우리가 비판적인 읽기와 토론을 통해 제대로 살펴보니 생각보다 소극적이고 협소한 의미였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특히, 성실성과 생활 방식에 있어서의 차이를 용인하는 교육 평등 개념은 학습된 무기력을 치유하는 데에는 턱없이 부족한 거라는 선생님들의 말씀에 저도 한 수 배웠답니다.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의 교육복지와 교육 바깥의 사회 시스템의 변화가 시급함에도 지금의 한국사회는 그렇게 긍정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 같지 않아요. 그리고 개개인에 불과한 ‘우리’는 힘도 없고 약하지요. 아, 그렇다면 어찌 해야할까? 고민의 출발선이 다시 잡히고 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 보여주신 그 집중력, 비판적인 판단력과 남의 이야기에 귀기울이는 자세 그리고 교육에 대한 선생님들의 열정이 다시 걸음을 시작하는 에너지가 될 거라 믿어요. 흥미진진, 다음 시간도 살포시 기대감을 가져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