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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일기(2012.4.20) _ 교사의 전문성과 '좋은' 인격

 

벌써 7주차 수업. 어느새 한 학기의 반이 뚝딱 하고 지나갔구나, 합니다. 그동안 학생들은 수업에 적응하고 교재 읽기와 쪽글 쓰기에 바빴을텐데, 그 과정에서 각자 무엇을 남기고 어떤 고민들을 심화시키고 있는지 문득 궁금해지기도 했고요.

 

지난 금요일에도 이야기한 바와 같이, 이제 남은 기간 중 7주간은 ‘교사’를 테마로 토론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그 첫 문은 ‘교원양성체제’에 관한 이야기로 열었고요. 수업의 주요 질문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현재의 초등교원 양성체제는 전문성 있는 초등교사를 길러내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우선, 교사의 전문성은 무엇인지 토론해보았는데, 그 결과 수학과 학생들은 이러한 요소를 교사의 전문성으로 보았습니다.

 

1) 초등교육과정을 가르칠 수 있는 지식

2) 알고 있는 지식을 가르치는 것과 관련된 능력

3) 초등학생들의 생활지도와 인격적 측면을 지도할 수 있는 능력

 

다음으로는 이러한 전문성을 갖추는 데에 현재 교육대학교의 교육이 적합한지 이야기 나누었어요. 초등학생을 가르치기에 폭넓은 지식을 가르친다/ 그렇지 않다, 의견이 분분했고요, 실습이 부족하고 임용고사 중심의 교육이 이루어져서 전문성 중 2)와 3)을 갖추는 데에는 불충분하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그러면서 나온 이야기 중 인상 깊었던 것은 교육대학교의 교육과정이 명시적으로 2)와 3)을 충분하게 양성하지는 못하지만, 교사로서의 자격을 갖추게 하는 비명시적인 과정이 있는 것 같다는 재석씨의 의견이었어요. 이 이야기가 나오자, 여러 학생들이 교대를 다니며 ‘나도 모르는 사이’ 초등학생들에 관한 애정이나 교사로서의 인격이 형성되어 간다는 의견을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교사로서의 인격’에는 욕설 하지 않기, 술을 과도하게 마시거나 주사부리지 않기 등이 있다고 예를 들었지요.

 

이 과정에서 약간의 논쟁이 있었어요. “교사가 학생들의 인성 지도를 위해 갖추어야할 ‘인격’은 소위 ‘모범적인 태도와 행동’을 갖추는 것과 동일한 것인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교사의 ‘좋은 인격’은 곧 ‘모범적인 태도와 행동’이다라고 생각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의견이 갈렸어요. 아쉽게도 수업 시간이 거의 끝나가서 이 질문에 대해서는 열린 채로 이야기를 맺을 수밖에 없었지요.

 

나는 이번 수업 토론에서 예비 초등교사인 여러분들이 교사의 전문성에 대해 이렇게 깊이 고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참 좋았어요. 그리고 어떤 교사가 되고 싶은지 혹은 되어야한다고 생각하는지 들을 수 있는 기회여서 재미 있었구요. 쪽지에 적어낸 ‘좋은 교사란’에 대한 답도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수업 마지막에 했던 논쟁을 더 이어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텍스트로 읽었던 이혁규(2012)의 글에서도 ‘좋은 교사’는 ‘좋은 인간’이라고 했잖아요. 교사가 갖추어야할 ‘좋은 인격’이란 무엇일까요? 그것은 모범적인 삶의 태도일까요? 아니면 그것과는 다른 어떤 것일까요?

 

수업 후 가현씨가 이와 관련된 문제제기를 게시판에 올렸네요.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응답이 어떨지 궁금합니다. 다음 시간에 다룰 교직사회화의 과정도 이와 관련이 된답니다. 늘 우리 수업의 텍스트보다도, 강사인 나보다도, 재미있고 생생한 문제제기와 의외의 이야기 거리를 던져주는 여러분들이 있어서 나는 늘 수업이 재미있답니다. 앞으로 온라인에서 그리고 오프라인에서 이어질 토론이 두근두근,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