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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관실습 중인 학생들에게

 

‘학교’에 나가보니 어때요? 어느새 일주일이 지났군요. 어제부터 간간히 올라오는 여러분들의 글을 재미있게 읽고 있는 중입니다. 나는 지금까지 여러분들과 다루었던 문제들, 그동안 했던 토론들을 되새김질 하면서 시간 보내고 있었어요. 그러면서, ‘교사’를 주제로 해왔던 지난 이야기들 중 여러분들 각자는 어떤 것들을 기억하고 있는지, ‘학교’에 직접 가서 보니까 무엇이 보이는지 무지 궁금했답니다.

 

지난 몇 주 동안 우리는 교대 교원양성 과정, 교직사회화의 과정(미국의 사례와 한국의 사례), 그리고 교사들의 실제 이야기를 살펴봤어요. 교대 교육에 관해서는 주로 ‘상대평가’ 제도에 관해 이야기했지요. 어떤 학생들은 교대의 상대평가 제도가 더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어준다고 이야기했고요, 다른 학생들은 경쟁이 학생들의 자율성을 떨어뜨리고, 순응하는 교사로 성장하게 하는 과정임을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상대평가를 통해 얻는 지식과 능력이 실제 학교에서 필요로 하는 교사의 능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도 논의 되었습니다.

 

로티(1992)가 미국의 교직사회화 과정에서 지적한 특징은 개인주의였습니다. 교육대학 교육과정에서도, 학교에서의 교사들 간의 토론에서도 가르치는 일에 관해 토론과 논의의 장이 부족하기 때문에 교사들 개인은 자신만의 교사상과 교육 관행을 갖게 된다는 것이죠. 이 개인주의적 특징은 한국의 교사들에게도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신규교사가 ‘능숙한’ 경력교사가 되는 아비투스의 특징과도 연결이 되고요.

 

전문계고 임동헌 교사와 <모나리자 스마일>의 왓슨은 개인주의나 한국 교사들의 아비투스에서 벗어나 있는 사람들이지요. 그런데 이들이 ‘좋은’ 교사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서는 H반이나 C반 모두, 팽팽한 논쟁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이 교사들이 학생들의 입장에 서서 이들을 위해 행동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용기를 갖고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들이 ‘좋은’ 교사라고 주장하는 학생들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주류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학생들에게 주입, 강요하고 교육이 아니라 사회의 변화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은 ‘좋은’ 교사라기보다는 ‘좋은 운동가’로서의 모습이라고 이야기하는 학생들도 있었습니다.

 

나는 학생들의 토론을 지켜보면서, 이 논쟁에서 핵심은 “교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혹은 “교사의 역할은 어디까지 인가?”라고 느꼈습니다. 교사가 학교와 교실을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까지 나아가야 하는지 아니면 학교와 교실, 학생을 중심으로 일하고 공부해야하는 것인지 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질문인 것 같습니다. 참관실습을 나가서 들여다보는 교사들의 실제 모습은 어떠한가요? 이러한 질문들이 유효한가요? 아니면 다른 문제들이 더 있는 건가요?

 

예비교사들인 여러분들과 토론을 하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러분들 스스로는 고민이 너무 적다고 여길지 모르겠지만, 한국 교육과 교사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쪽글과 토론에서의 이야기들이 늘 많은 배울 거리를 던져준답니다. 앞으로 남은 일주일 간의 참관실습에서 될 수 있으면 많은 것들을 보고 돌아오세요. 게시판에서 펼쳐질 토론(쪽글과 댓글달기)도 재미있게 하시고요. 4월 30일 다시 만났을 때, 여러분들의 눈빛이 어떻게 변해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건강하게 지내다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