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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꽤 오래된 (공개하기 싫은) 습관이 하나 있는데, 그건 생리 직전 우울을 인터넷 쇼핑으로 푸는 거다. 나름 소박한 삶을 지향하며 생활의 여러 방면에서 돈 아끼기를 제법 잘하는 나임에도, 3-5만원 가량의 (동거인의 표현을 빌자면) '저질 의류'를 사재끼는 것으로 생리 직전의 우울감을 풀어버리는 쾌감에 너무나 길들여져 있는 것이다. 이 시기의 쇼핑은 거의 대부분 매우 충동적이어서, 결재할 때는 닳아없어질 때까지 입을 수 있는 실용 아이템이라 굳건히 믿어의심치 않지만, 막상 배송을 받아 입어보고서는 아, 이거 어디 입고 나가지... 하면서 난감해하곤 한다. 이번 달 아이템은 쨔잔~ '올인원'이다. 어제 거울 앞에서 입어보았더니 이거 왠일인지, 너무나 흡족한 것이었다. 꽤 과감한 아이템이라 생각하면서도 질렀거늘, 의외의 만족감에 어젯밤엔 그 올인원을 입고서 논문계획서를 몇 줄 쓰기까지 했다!ㅎ
위 사진의 언니는 이쁜 가죽 자켓을 걸친 데다가 (나보다) 다리도 길고, 무엇보다 표정이 거만한 것이 풰셔니스타의 자질을 톡톡히 갖추신 듯 하다. 나도 저 언니만큼 간지나지는 않지만, 내일 모레 논문계획서 발표만 끝나믄 당장, 나의 올인원을 입고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리라.(라고 다짐하면서 또 한글 문서를 연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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