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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마른 기저귀를 하나씩 갤 때, 아기를 재우려고 자장자장 낮게 흥얼대며 창밖을 불 때, 피곤한 몸으로 아기 옆에 누울 때, 어떤 순간들이 떠오른다. 의식의 차원에선, 어, 갑자기 이 기억이 왜 나는 거지? 하지만, 무의식에선 이 순간과 저 순간을 이어주는 끈들이 있는 거겠지. 요며칠은 영화 <더 리더>를 다시 보았던 그 겨울날들이 자꾸 떠오른다. 케이트 윈슬렛의 표정들, 마지막 몇 장면에서의 그 먹먹함, 누군가의 감상평 같은 것들. 몸무게가 바닥을 치던 날들, 많이 외롭고 또 충만했던 계절, 불안하고 막막했던 시간들. 지나고보니 참 따뜻했다,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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