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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 +194] 피곤하다

새빨간꿈 2013. 1. 19. 20:26


아침부터 속이 안좋았다.

식전부터 동거인과 대화하다가 또 퐁퐁퐁 울었고.

낮에, 일년만에 목욕을 다녀왔고, 또 한 번 퐁퐁퐁.

한숨 자고 일어나 아기 낳고 그동안 여기 메모했던 기록들을 다시 읽으며

육개월 남짓 어떻게 지내왔나 돌아봤다.

많이 지쳤구나, 몸도 마음도.

지친 마음과 몸으로 동거인에게 의존하려고 했는데,

논문 수정 중인 그도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듯.

체중이 자꾸 줄고 크진 않지만 병이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에

요즘 자기연민 증폭되기도 했고.


종일 생각도 많이 하고 목욕도 하고 속도 안좋고 울기도 많이 울고.

저녁을 먹고 나니 무지 피곤하다.

다행히 이유식은 만들어뒀고 설거지도 끝냈으니 이제 청소만 하면 된다.

몸은 피곤한데 정신은 이제 제대로 돌아왔나봐, 편안하다.


공포스러웠던 건, 

지금 이 시간들이 불행한 순간들로 기억되면 어쩌나 하는 거였다.

좋은 시간이 돼야할텐데, 하는 바람, 

이 시간들을 잘 지내고 결국은 행복해져야한다는 욕심.


이 바람과 욕심이 나를 가장 힘들게 했던 것 같다,

동거인에 대한 실망, 자기연민, 지쳐있는 순간들에 대한 권태보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