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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 +210] 오늘 일기

새빨간꿈 2013. 2. 5. 00:40


낮에 하늘이 파랗게 개었길래 아기 안고 시립도서관에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리고 휴관일. 
리문 안으로 서가를 좀 흠쳐보다가 발길을 돌려
동네 산책 삼십분 정도 하고 귀가.
산책하다가 며칠 전에 들렀던 아동복 가게가 기억나서
거기 들러 다은이 생일선물을 샀다.
인디언핑크 꽃무늬 블라우스랑 민트 꽃무늬 핀 하나.
가격도 깎아주고 친절한 옷가게 주인 언니는 알고보니 나랑 동갑.
나보고 "너무 눈치 보지 말고 시댁에서 편히 있다 가세요" 라고 말해주더라.
남원 있는 동안 자주 놀러가고 싶은데 살 옷이 없네.ㅋ
날씨가 좀 더 따뜻했으면 광한루까지 가볼까 했는데
햇살은 좋아도 바람이 씽씽 불어서 마음을 접고,
잠든 아가를 토닥거리며 돌아오는 길,
서점 하나, 문구점 하나를 눈여겨 봐뒀다.
내일은 도서관이랑 서점에 가봐야지.

밤중 수유하는 거 힘들지만, 밤에 자다가 내 쪽으로 고개를 돌려
입을 모으고 눈은 감은 채 젖을 찾는 아기의 모습은 참 이쁘다.
아기를 강아지,라고 부르는 어른들이 이해가 안됐는데,
뭔가 원하는 게 있으면 간절한 눈빛으로 낑낑대고
뭐든 입으로 가져가고 
젖을 먹으려고 킁킁대는 아기 모습이 참 강아지 같다.
이뻐서 앙 물어주고 싶은 강아지.

체중이 생각만큼 늘지 않는다.
내가 백번쯤 아니라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내 젖양이 부족하다고
혹은 젖의 영양분이 저질이라고 여기시는
시어머니가 어렵게 구해오신 돼지 족발 우린 물을
매일 마시고 있는데에도 불구하고.
(허기사 족발탕이 효과가 있다헤도 그건 다 젖으로 빠져나가겠고나!ㅋ)
그냥 아기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는
체중감소와 만성피로가 내 친구이겠거니 해야되는 걸까.

피곤한데 잠이 달아났다.
그래도 아기 옆에 누워보자, 내 강아지 옆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