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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만난 이모에게 그랬다.

아기는 갈 수록 더 이뻐지는 것 같다고.

이모가 대답했다. 당연하지!

엄마는 점점 아기에 대해 알아가고 아기는 점점 엄마를 더 사랑하게 되니까.

우리 둘의 관계가 점점 더 좋아져서 언젠간 정점을 찍겠지.

그 때가 언제쯤일까? 사춘기 직전? 독립 직전?

아니면 돌 지나고 고집이 세지기 시작할 때?

무튼, 지금이 아기와 가장 좋은 시간임에는 틀림없다.


눈을 맞추고 감정을 나누고

내 목소리나 행동을 흉내내고

장난을 같이 친다.

매일 참 많이 컸구나 싶다.


그렇지만

이 시간들이 나에게 주는 기쁨을 부정할 수 없는 것처럼

이 시간들을 둘러싼 맥락들도 부정할 수 없다.

그래서 지고의 기쁨을 누리는 순간,이라고

낭만화하기 어려운 것 같다.

이성애 정상가족 안에서 내가 하고 있는 역할

내게 주어진 자원들

이 자원들이 박탈하고 있는 누군가의 행복이나 기쁨 같은 것들.

그러니까 어떤 그늘 같은 것들을 늘

기억하고 있어야하지 않을까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