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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360] 오르막 내리막

새빨간꿈 2013. 7. 5. 00:38

오후엔 미친 듯이 힘들었다가

밤에 샤워하면서는 부족한 게 뭐가 있나 싶다.

미쳐있다가 제정신이 드는 건지

오르락 내리락 조울증인지ㅋ


아기 목욕시키다가 변기 부근의 뾰족한 데에 등이 부딪혀 꽤 아팠는데,

내가 아파하니까 아기가 놀라서 나를 쳐다봤다.

나의 안위가 아기에게도 큰 영향을 미치는구나, 체감했달까.

목욕 다 하고 나와서 아기 아빠가

엄마 여기 아프네, 호 해주자 하면서 시범을 보이자

아기가 내 등에 입을 맞추며 위로하는 듯 호, 한다.

하하하하.

니는 효도 다했다, 앞으론 악행만 저질러도 괜찮다! 해줬다.

아기가 날 위로해즐 날이 오다니!

다 키웠다, 다 키웠어!ㅋㅋㅋㅋ


부엌 바닥을 걸레로 닦는 내 옆에 같이 엎드려

바닥 닦는 시늉을 하고

졸리지 않아도 내 팔을 베고 누워 노래를 하는 듯 이야기를 하는 듯

한참을 옹알댄다.

인간의 언어는 모르는 천사였다가,

이제 작은 인간이 되어가는 것 같다.

천사일 땐 천사의 아름다움으로 나를 홀딱 반하게 하더니

이제 인간계에 임하사 사람다운 언행을 시전하시며

다시 나를 충성하게 만드는 아기님.ㅋ


힘들어도 오늘 하루도 이렇게 기쁘다.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아기와 같이 이렇게 산다, 그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