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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년 8개월만에 수영장에 갔다.

새로 사두었지만 거의 입지 않았던 까만색 (몸에 착 달라붙는 부드러운 느낌의) 수영복을 입고

물 속을 휘잉 휘잉 헤엄쳤다.

 

열쇠를 받고 라커룸에 들어갈 때 약간의 긴장과 흥분이 느껴졌다.

수영을 하면서, 씻고 나오면서 이런 저런 감각들이 다시 살아나는 듯 했다.

물 속에 있으면 이런 느낌이었지,

팔과 손을 이렇게 움직이면 몸이 이렇게 슈욱 나가는 거였지,

수영을 하고나서 잠시 쉴 때의 숨가쁨은 이런 거였지,

운동을 마치고 씻고 나오면 이런 바람이 불어오곤 했지...

 

다 까먹은 줄 알았는데, 몸은 다 기억을 하는 듯,

자연스럽게 물 속을 움직였다.

 

수영장에서 작년 가을학기 수강생이었던 ㄴㄱ를 만나기도 했다.

그 클래스는 약간, 인생을 나누기도 한 수업이어서 내겐 좀 각별했는데,

마침 수영장에서 마주치니 엄청 반갑더라구.

진로와 연애 이야기, 운동 이야기를 잠깐 나누고

(수영복 입고 각각 다른 레인에 서서 ㅋㅋㅋ)

다음에 또 만나길 기약하며 헤어졌다.

 

수영 다녀와서는 늘어지게 낮잠도 잤다.

작년 이맘 때 나는 (산후조리를 위해) 옷을 껴입고

만지면 바스라질 것은 같이 작고 연약한 아기를 안고

기쁘면서도 어쩔 줄 모르는 기분으로 외출도 못하고 여름을 견디고 있었는데,

이제 운동도 다닐 수 있구나, 자유로운 낮시간을 보내게도 되었구나.

흐흐.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