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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에 지원서를 쓰기로 했다.
연구원 모집 공고를 몇 번, 그냥 지나치면서 생기는 불안감도 만만치 않구나, 확인하면서.
단, 다짐하길, '영혼을 팔아버리는' 지원서를 쓰지는 않으리라.
막상 책상 앞에 앉아 이력서 빈칸들을 채우는데, 자꾸 영혼을 팔고 싶다.
잘 보이고 싶고, 지금 내가 가진 패가 초라해서 감추고 싶고.
왜 공부하고 있는가?
이 질문을 자주 잊어버렸다. 그래서 불안하고 우울했는지도 모를 일.
왜 지원하려고 하는가, 이 질문을 꼭 품고 있어야지 지원서 쓰는 과정이 재미날 것이다.
정말 오랫만에 학교에 나와 앉아있다.
산책이라도 다녀와야 정신이 차려질 것 같은 오후.
더워도 좀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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