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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시간이 다가오면 마음이 종종걸음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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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법회에서 어떤 엄마의 질문 끝에 법륜스님이 이렇게 따라 하라고 하셨다.
"나는 잘 하고 있습니다. 나는 좋은 엄마 입니다."
그 말에 질문한 엄마는 떨리는 목소리로 겨우 "좋은 엄마"라는 단어를 소리냈다.
그 떨림,에 나는 공감했다.
나는 좋은 엄마인가,라는 질문을 자주 하는 사람은 그렇게 떨릴 것 같다고 생각했다.
아기를 낳기 전부터 이런 말을 자주 봤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 하지 마세요."
맞는 말이다.
좋은 엄마가 되려고하면, 좋은 선생이 되려고하는 것 만큼이나 마음도 몸도 힘들어질테니.
그런데 내 마음과 몸은 끊임없이 좋은 엄마가 되는 쪽으로 가는 것 같다.
피곤해도 배고파도 졸려도 아파도 아기의 요구에 응해주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서 피곤하고 배고프고 졸리고 아파서 힘이 든다.
그렇구나, 좋은 엄마 되기,가 나를 힘들게 하고 있는 건 사실인 듯 하다.
근데 좋은 엄마,란 아기의 요구에 될 수 있으면 많이 응해주는 사람일까.
좋은 엄마,의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엄마가 행복하면 아기도 행복해진다는데, 나는 행복한가.
행복한 엄마가 좋은 엄마인가.
아니면 나쁜 엄마,가 없는 것처럼 결국 좋은 엄마,도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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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순간, 엄마가 있었으면 하고 그리워했던 시간들이 떠오른다.
그 허전함을 우리 아기가 갖고 자라면 어쩌나 두려운 것 같다.
그래서 종종종종 마음이 내달리는 거겠지, 종일.
그런데 그렇게 내달리는 건 몸도 마음도 힘이 드는 일이다.
지금-여기에서 나는 어떤 마음으로 엄마 노릇을 해야하는 걸까.
엄마된지 15개월이 훌쩍 지난 지금도 이런 고민을 하고 있네, 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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