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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엄마 일기

[+507] 지금 내 삶의 중심

새빨간꿈 2013. 11. 28. 07:45

 

 

보고서 마감일이 다가오니 몸과 마음이 긴장된다. 일터에서는 일, 집에서는 아기와 아기아빠! 이렇게 마음 먹었지만, 이번주부턴가 일을 집으로 싸가지고 오기 시작했다. 밤에 아기 자고 나서 혹은 새벽에 아기 자고 있을 때, 서재로 와서 한두시간 정도 작업을 한다. 오늘도 다섯시 좀 넘어 깨서 저녁에 있을 전문가협의회 준비를 했다. 아기는 지금 안방에서 새근새근 잔다.

 

아기가 세돌이 될 때까지는, 내 삶의 중심은 아기,라고 다시 새겨본다. 내 정체성 중 가장 먼저의 것은 엄마. 모성애가 뻗쳐서도, 아기가 이뻐서만도 아니고, 아기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게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중요한 일이니까. 일터에서의 일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이 더 잘할 수도 있지만, 은규 엄마 노릇은 은규 엄마인 내가 제일 잘 할 수 있으니깐. 일을 잘 하는 것, 일터에서 인정받는 것보다 나에겐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까먹지 말자.

 

일터에서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집에 돌아와 그만큼 지친다. 가벼운 마음으로 집중하고, 퇴근하는 순간 연구원 문 앞에서 일터에서의 감정과 생각들은 탁탁 털어내기. 오늘도 내일도 야근을 해야만 하는데, 가볍게 집중하고 즐거운 마음을 유지한 뒤, 밤에 짧은 시간이라도 은규와 실컷 놀자(라고 무거운 마음을 위로해본다).

 

사진은 태어난지 500일이었던, 지난 11월 21일 저녁에 찍은 것. 무지 피곤했지만, 사진을 남겨야겠다 싶어 세식구 기념 사진 찍고, 은규 독사진도 몇 개 찍었다. 아기 아빠는 카메라를 들고, 나는 은규 앞에서 웃기면서 건진 장면. 은규 웃는 모습 보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이 된다. 꺄르르- 웃음 소리까지 입히면 나도 모르게 같이 흐흐흐흐 웃게된다. 어디 우주 먼 곳에서 나를 위해 날아온 게 틀림없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쁜 내 아기.  

 

(결론은 오늘도 내 아기 이쁘다? 근데 이쁘긴 진짜 이쁨. 어쩔 수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