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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주말

새빨간꿈 2014. 6. 2. 00:02
토욜 낮에 밭에 나가 일하고 들어오니 온몸이 노골노골. 일사병 걸린 듯 힘이 없더니 저녁 외출까지 마치고 들어와서는 몸살감기 시작. 열이 나서 나는 추운데 은규는 더운지 밤에 자주 깼다. 일욜 아침 눈을 뜨니 몸이 천근만근. 그래도 종일 은규랑 먹고 놀고 노래하고 목욕하고 잘 지냈다. 저녁 나절엔 밭에서 수확해온 열무를 은규랑 같이 씻고 다듬어 김치를 담았다. 과연 맛있을까 두렵긴 하지만 농사 지어 수확한 열무에 직접 담은 김치라니, 왠지 스스로 자랑스러워.ㅋ 게다가 은규랑 둘이 김치통 앞에 무릎 꿇고 앉아 기도도 했다, 맛있게 익어주세요, 하고.ㅋㅋㅋ

아침 나절엔 내게 엄마가 없다는 게 새삼 서러웠다. 근데 은규에게 내가 엄마라는 게 생각나서 가슴이 뿌듯해졌다. 그리고 친정엄마가 없으면 도처에 친정을 만들어야겠다는 건설적인 생각에 다다랐고 심지어 누군가들에게 친정엄마가 돼주자는 엄청난 마음이 나기도 했다. 으하핫.ㅎ

내일은 서른여덟번째 내 생일이다. 농사지어 김치 담궈먹을 정도로 어른이 된, 서른 아홉살 아줌마의 생일. 엄마 생각이 종일 많이 나겠지. 다른 세상에 있어도 내 마음 다 전해질 거니까, 종일 엄마 고마워요 많이 얘기해줘야지. 고맙습니다 이 아름다운 세상에 나를 데려와 사랑으로 키워주셔서요. 그 은혜 나누며 살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