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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다녀왔다,
이 주간 한번도 안 아팠고,
백번쯤 환하게 웃었던 것 같다,
좋은 친구들도 사귀었고,
먹는 건 뭐든 꿀맛이었고,
밤이 되면 피곤에 쩔어 곯아떨어질 수 있는 날들이었다,
좋았다.
그래도, 내내 나를 괴롭히던 건,
끔찍하게도, 엄마의 부재였다,
그 먼 곳에서 문득문득 떠오르던 그 현실 감각은,
나를 갑자기 우울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기도 했고,
까닭없이 눈물이 쏟아져나오게도 했다.
아프긴해도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라면,
좋은 연습을 했다 쳐본다.
여행을 다녀오면서,
내 마음 속에 한 가지 그림이 생겼는데,
한 오년 뒤,
조금 자란 딸을 데리고 그곳으로 다시 가는 그런.
힌디를 배우고 불가촉천민 여자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줌마가 된 나.
학위 논문 쯤은 먼지 가득 쌓인 책장 어디쯤 꽂아두고,
온통 인도 여자들과의 하루하루에,
그들과 나의 내일에,
마음과 생각을 쏟고 있는 나,
그리고 그런 내 곁의 내 딸.
꿈같은 그림이다,
그래도, 이런 그림 한 장 쯤 생기니,
마음이 든든해.
어느 학교 교수로 임용된 내 모습보다 훨씬 더,
에너지를 주는,
그런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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