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남편이 시부모님과 통화하는 걸 보면서 들었던 생각: 엄마를 떠나보내는 건 내 유년 시절을 통째로 잃는 것.

자식들에게 무관심한 아버지를 둔 나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엄마 가시고 난 후 한참을 어린 시절 친구들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강렬했었구나.

아이를 낳아 키우니 아이의 지금 이 모습이 내 어린 시절을 닮았나 문득 궁금해진다. 엄마가 없으니 확실한 증언자가 없다. 그나마 가끔 만나는 이모가 내 아이 모습이 꼭 나 어릴 때 모습 같다고 증언해주시는데 그럴 땐 어릴 적 외가에 종종 맡겨졌던 게 다행스럽게 여겨진다.

나는 기억 못하는 내 어린 시절을 가장 구체적으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을 잃는다는 것. 지금도 여전히 아프고 허전한 건 이 때문이기도 하겠네.

많이 기록해두고 남겨줘야지 싶기도 하다. 물론 살아서 오래오래 이야기 나누는 게 최고이긴 하지만. 이렇게 오래 살아야할 이유가 만들어진다. 집착이 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