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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내게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살
하루 1달러를 버는

난 푸른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 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자본이란 이름에 세계라는 이름에 정의라는 이름에 개발이라는 이름에
세련된 너의 폭력 세련된 너의 착취 세련된 너의 전쟁 세련된 너의 파괴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 루시드 폴, 사람이었네.


귀국해서 본 신문에선 미네르바 구속 기사가 있었고,
티비에선 화염 속에 목숨을 잃은 철거민들의 이야기가 있었다.
루시드 폴의 노래, '사람이었네' 가 기억났다.
야만의 시대, 꼴통의 시대, 숨쉬기가 버거울 만큼 화가 난다.

명복을 빕니다.
분노와 공포 속에서 숨이 끊어졌을 그들을 위한,
기도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