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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라 좋다.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사람들이 축하를 전해오고 먼 데 살던 벗들이 소식을 전한다. 식구들의 축하는 아랫배를 든든하게 만들어준다.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하루. 아참, 아이가 오랫만에 등원하는 덕에 휴가 같은 하루이긴 했다. 낮잠도 삼십분 쯤 자고 커피 마시며 인터넷 서핑도 하고. 날도 뜨겁지만은 않아 앞 뒤 베란다 문을 열어두고 그 중간에 앉아있으니 바람이 나를 지나가는 온도가 딱 좋다. 6월은 이렇게 좋은 계절이었지, 기억해본다.
새벽에 일어나 미역국을 끓여놓고 나간 Y. 냄비 뚜껑에 포스트 잇 두개를 이어 붙여 생일 축하 메시지를 남겼다. (비록 어젯밤 쇠고기와 미역 위치를 알려주고 조리법을 가르쳐주긴 했지만;;) 기쁘고 고맙다. 아이에게 오늘 무슨 날이지? 하니 엄마 생일! 한다. 생일이 무슨 날이야? 하니 몰라, 하지만 오늘 케잌을 사다 축하노래를 부르고 촛불을 후- 꺼야 하는 건 안단다. 작지만 내 가족이 있고 그들 안에서 맞이하는 생일은 따뜻한 것 같다.
늘 하듯이 스스로를 재촉하는 마음이 들 때마다, 오늘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은 재촉하지 않는, 휴가 같은 하루다- 하고 되새겨 본다. 그 와중에 청소를 한판 싹 하고 빨래를 돌려 널고 설거지를 해서 부엌을 말끔하게 만들었다. 이제 서둘러 아이 데리러 가야하지만, 막간을 이용하여, 잠깐 앉아서, 스스로 재촉하지 않고, 나자신에게 주는 생일 축하의 마음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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