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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연구과제 세팅이 한창이다.
내가 복직하기 전에 이미 연구과제 리스팅은 얼추 된 거 같고,
지금은 연구원에서 수행해야할 전체 연구과제 건 수와 연구자별 건 수에 관한 논의를 마무리 짓고 있다.
그런데 나는 이 논의 과정이 불편하고 미심쩍다.
연구자 당 1년에 연구보고서 2건, 짧고 가벼운 현안보고 1건이 올해 '할당량'이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머리 굴려서 의미와 로드를 고려하며 해낼 수 있는 양이다.
그런데 연구원 전체로 보자면, 이렇게 건 수 중심으로 연구를 '할당'하면 보고서의 내용과 깊이는 뒷전이 되기 쉽다.
다른 일도 그렇겠지만, 좋은 연구는 (시간적, 심리적, 금전적) 여유와 자율성 속에서 나온다.
창의력과 상상력이 풍부하게 나올 수 있을 때 성실성도 따라간다.
연구자가 행복하지 않은데 좋은 연구가 나올리 만무하다.
연구원을 왜 만들었고, 우리는 왜 연구하고 있는가를 자주 질문하지 않으면, 연구를 위한 연구, 일을 위한 일이 되고 말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어제 연구부 회의에서 연구과제 건 수에 관해 논의할 때,
나는 이런 생각들을 전제로 건 수 중심이 아니라 의미와 내용 중심으로 연구과제를 세팅하자고 이야기 했는데
누군가 나를 보고 '이상적'이라고 했다. 이상과 현실을 나누는 기준이 뭔지 모르겠지만.
왜,를 질문하는 순간 이상주의자가 된다면, 기꺼이 이상주의자가 돼야지 뭐.
오늘 아침 우연히 마주친 J 선생님은 나한테 앞으로 그런 언급을 자제하라고 조언하신다.
그런 논지의 이야기는 자칫, 연구 하기 싫어서 애쓰는 걸로 보인다는 거다.
물론 나는 연구를 하기 싫어서 그런 이야기를 한 건 아니지만, 내 생각에 현재 주어진 과제 건 수에 대한 질문은 필요한 거라고 본다.
건 수에 눌려서 사는 것보다 질문하고 고쳐가는 게 더 현실적인 선택 아닐까.
원래 그래, 그냥 해, 그런 말 하지마.
이런 말들이 바로 '가만히 있으라'는 메세지다.
가만히 있는 게 가장 어려운 나 같은 사람에겐 참 의미없는 이야기들.
계속 질문할 테다. 왜? 왜? 왜? 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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