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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고 어두운 밤. 혼자 산책을 했다. 사람 없는 겨울밤 혼자 걸으니 조금 무서웠지만, 오래 걷고 나니 마음이 좀 시원해졌다.
집이 드문드문해지는 길 가에 혼자 불켜진 어느 집. 검푸른 밤하늘 아래 불켜고 앉아있는 집이 단단하고 씩씩해보여 한 컷. 여기 발 딛고 살아가는 건 바로 나, 그 누구도 아닌 나라는 사실을 이제야 알겠네, 하는 심정으로.
산책 다녀와 옷 벗으며 거울을 보니 추위에 얼굴이 발그레진 모습이 마음에 들었다. 나를 살피고 돌봐주고 나답게 사는 것. 나다울 때 가장 맘에 드는 나. 까먹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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