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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걸리지않는/황홀한일상

사랑니

새빨간꿈 2009. 2. 17. 10:29


어제 사랑니를 뽑았어요. 삼년전에 하나 뽑고 나머지 하나를 어제 마저 뽑은 거지요.
내 사랑니들은 좁은 아랫턱을 비집고 나느라 서있질 못하고 누워있어서 이로써의 구실을 제대로 못하고
그것 때문에 잇몸에 염증을 일으켰다고 합니다.
얼른 뽑지 않으면 이와 잇몸이 더 상하겠다는 생각에, 치과에 너무 가기 싫었지만 마음 먹고 갔답니다.
사랑니가 누워서 나있기 때문에 잇몸을 찢어내고 이를 네 토막으로 부숴뜨려서 뽑아냈습니다.
발치 수술 내내 애써 다른 생각들을 하려고 했지만 온 신경이 사랑니로 가있더군요.
그 때문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부터 지금까지 내내 오른쪽 머리가 아픕니다.

어젠 마취가 깨면서부터 발치한 근처의 잇몸이 너무 쓰라려 진통제를 좀 먹었구요, 계속 자고 누워있었어요.
오늘은 어제보다 통증이 좀 나아졌지만 여전히 입을 많이 벌릴 수 없고 자극적인 음식은 먹을 수 없으며,
특히 질긴 음식을 씹는 일을 할 수가 없어요. 술, 담배는 당연히 안되고요.

그런데 어제저녁부터 왜 이렇게 금지된 음식들이 먹고 싶은 건지...
: 양꼬치, 새우깡 같이 아삭아삭 씹어먹는 과자류, 피자, 닭고기, 커피, 쫄깃한 떡, 빵 종류...

사랑니가 두 개 밖에 없다는 게 다행입니다, 더구나 이번 사랑니가 마지막이라는 것이 더 다행이지요.
몸의 아주 작은 한 부분이 아픈 것도 이렇게 불편하고 신경쓰이고 온갖 욕구들이 막 올라오는데,
나보다 많이 아픈 사람들은 오죽할까, 하고 생각해봅니다. 얼마전 수술한 ㅅㄴ언니 생각도 많이 나구요.
건강한 몸을 가지고 있는 것이 참 감사하고요.

잇몸 부위 상처만 나으면 또 당분간 식탐이 강하게 작동할 듯 합니다.
위에 써둔 저것들 다 먹어치울 수 있는 그날까지 약 잘 먹고 이 잘 닦고 치과도 열심히 댕겨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