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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다쳤다는 이야기를 들은 일요일 오후부터 지금까지, 나는 가슴 저 밑까지 따뜻해지는 위로도 받았고, 사막에 혼자 버려진 것 마냥 외로움에 떠는 순간도 겪었다. 걱정과 불안, 혼란 속에 갇혀있는 나를 전혀 알아봐주지 않던 그를 오히려 내가 위로하기도 했고, 내 불행을 자양분 삼고 싶어하는 그 호기심 어린 눈동자와 눈을 맞추기도 했다. 오늘 그녀는 노인들이 이렇게 다쳐서 앓다가 그냥 가기도 한다,는 회괴망측한 문장을 내뱉았고, 나는 어쩐지 화보다는 포기의 마음이 더 빨리 오는 걸 느꼈다.

위로받을 자격이라는 게 있을까. 위로는 잠자코 기다리면 오는 걸까. 공감이 뭔지 위로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는 사람들과 거리를 두고 사는 것도 하나의 선택지라는 걸, 서러워 울던 많은 밤을 지나고 나니 알겠어.

위로받을 자격이라는 것은 없다. 누구나 위로 받아야 하니까. 위로할 수 있는 눈과 입을 가진 사람이 있을 뿐. 그런 게 없는 사람들과는 이제 인연을 끊을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