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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마더에서 엄마와 엄마의 동거남으로부터 방치와 학대를 당하던 윤복이는 손톱을 제 때 자르지않아 더럽다고 놀림을 당한다. 담임교사인 주인공은 혼자서도 손톱을 잘 잘라야한다고 윤복에게 가르쳐준다.

나는 열살 즈음부터 스스로 손톱을 자르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 때 내가 외롭다 느꼈었나. 기억이 흐리지만 그랬던 것도.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줄곧 아이의 작은 손톱을 잘라줬다. 아이가 기관에 다니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손톱 자르기는 주말 리츄얼이 되었다. 아이도 나도 손톱 발톱을 자르는 그 시간을 좋아한다. 세수도 하지 않은 편한 차림으로 둘이 붙어 앉아 실갱이를 하며 톡톡 손톱을 자른다. 가만히 있어봐, 잘못하면 다친다, 엄마 잠시만, 아아 아파... 이런 대사들을 주고받으며.

주말인데 일하러 나와있으니 자라서 길어진 내 손톱이 성가시다. 동시에 아이의 손톱도 많이 자랐겠구나 싶어 얼른 집에 가서 손톱 잘라주고 싶다.

내가 아이를 키우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면 아이가 나를 지탱하게 해준다. 매일을 살아내는 힘을 역설적으로 내가 돌보는 존재들로부터 얻는다. 그러니 돌봄은 어쩌면 원래 서로돌봄인지도 모른다. 서로돌보기. 서로를 살리는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