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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 아이와 둘이 동네 뒷산을 잠시 걸었다. 소화를 좀 시켜야겠다 싶어 나섰던 길인데 해 지기 전 여름 저녁 풍경이 참 이쁘다. 우린 늘 그렇듯 손 잡고 신나게 걷다가 탐험이라며 가보지 못한 길로 향했고 신기한 것들을 보며 사진도 찍고 위험한 구간도 낄낄대며 지나고 들꽃도 꺾었다. 물론 모기에 몇 방 물리고 집에 와서도 간지러워 긁었고.ㅋ

샤워하며 아이가 이랬다, 엄마가 갑자기 너무 좋아,
엄마 죽으면 제삿날에 묘지에 예쁜 꽃들로 장식해줄께. 그 마음이 뭔지 나는 잘 알지 못하지만, 우리의 저녁 산책이 우리 마음을 순하게 하고 서로 기쁜 채로 만나게 해주었구나 싶다. 숲으로 들로 틈 날 때마다 자주 같이 가자. 그 시간들 속에서 너도나도 참 기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