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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오랫만에 꿈에 오셨다. 출근길, 양말과 스타킹을 이상하게 신은 나를 데리고 짐을 많이 들고서 그것들 새로 사서 신을 수 있게 하려고 인천 어딘가 쇼핑몰에 가셨다. 지하철로 가는 길이 나로서는 초행길이었는데 엄마는 환승 지점도 잘 알고 짐 맡겨두는 곳도 잘 알고계셨다. 엄마에게 조금쯤은 화가 난 듯 뾰루퉁한 나를 데리고 간 허름한 쇼핑몰에서 엄마는 양말과 스타킹 파는 코너를 못찾았지만 낙심하지 않았다. 생전의 약간 무심하고 카리스마 있던 그런 태도의 엄마. 지금 이 어려움은 크게 보면 사소한 것이라는 걸 잘 알고계시는 그런 자세. 그러나 늘 그렇듯 나를 위한 애씀과 노동을 전혀 아깝다 생각치 않는 모습. 그렇게 엄마랑 다니다 잠을 깼다. 꿈에서 엄마 손을 잡고있었나 기억나지 않지만 엄마가 나를 끌어주었던 건 분명해.
잠들기 전 피곤한데도 마음이 괴로워 뒤척이다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하나님에게 부처님에게 기도를 했다. 나, 좀 살펴주고 돌봐달라고. 이 우울과 슬픔에서 건져달라고. 엄마가 내 말을 듣고 꿈에 오셨네. 나에게 아직 마음의 힘이 있다고 알려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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